[이방인] 외관 출처: 힝눈(CREPE@hingnun1)님 커미션 이 규격 외의 이방인을 보라! 고함하라! 마침내 들불이 번진다.       격랑이 떠난 뒤에도 불은 꺼지지 않았다. 마법 세계의 물이 빠지면 다시 우리가 처음 보았던 날의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다. 빨간색 머리카락, 빼곡한 주근깨, 쾌활한 미소를 그리는 큰 입. 모두 모여 쉽게 잊히지 않을 남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남자는 이제 기성의 규칙이나 고전적인 격식을 따르지 않는다. 무시하고, 박살 내고, 깨트리고, 짓밟아서라도 원하는 바를 이루어야겠다. 눈동자에서 시퍼런 불티가 튄다. 하하! 때로는 호탕한 웃음조차도 그 안에 드글거리는 뱀의 야욕을 가리지 못했다.     파도가 깎아낸 인물은 이제 없다. 전쟁통에 외양 따위 다듬을 시간이 어디 ..

[범인]  외관 출처: 힝눈(CREPE@hingnun1)님 커미션 마법사는 소년기의 끝자락에 섰다. 이윽고 심장이 이끄는 곳으로 간다.파도가 차오른다. 하면 불티는 어디로 튀는가?       다시 설명할 필요 있을까? 곧잘 윙크를 행하곤 하는 파란 눈동자, 빼곡한 주근깨와 뚜렷한 이목구비. 지중해에서 태어났으나 결과는 동질적 생산물―다른 이들과 다를 것 없는 ‘보편적인 마법사’다.        물론 많은 친구들의 손을 거쳤다. 스칼렛을 따라 기르던 빨간 머리카락은 이제 가슴을 덮는다. 부스스해지지 않도록 묶고 다니는데, 숱이 적지는 않아 종종 머리끈이 끊어진다. 이본이 선물한 슬리데린 보석 목걸이는 셔츠 안쪽에서 달랑거린다. 그 위로는 세이지가 가르쳐준 대로 넥타이를 묶기 시작했고, 헤일리가 추천해준 크..

[복종자]   외관 출처: https://picrew.me/ja/image_maker/1806920 전부 깎아내. 네 마음에 드는 부분만 남겨. 그렇게 물너울이 인다.        특징적인 외양은 모두 그대로다. 불에 타는 듯한 빨간색 머리카락, 부담스럽게 반짝이는 새파란 눈동자, 얼굴뿐만 아니라 온몸에 가득한 주근깨, 뚜렷한 이목구비와 특히 큼지막한 입…. 한데 이전과 같은 이질적인 분위기는 부재하고, 주변에 쉽게 스며든다는 느낌이다. 단순히 앳된 기운이 사그라졌기 때문인지, 우리가 그를 오래 본 탓인지는 알 수 없다.        3학년 내내 지저분하던 —그 모든 야유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머리카락이 드디어 묶을 만한 길이가 되었다. 여전히 흘러나온 잔머리가 지저분하다. 열넷을 먹도록 단정이라는 개..

[난입자]  외관    출처: https://www.neka.cc/composer/10980 새빨간 머리카락이 바람을 헤집었다. 그 이질적인 소년으로부터 시선을 떼는 일은 응당 어려웠다.       디미트리오스가 지나다니는 길이면 웃음소리가 머리를 울린다. 와하학! 쏟아내는 목소리가 크고 주변을 휩쓰는 망토가 어수선하다. 그 자신이 의도하였든 그렇지 않든 간에 지나다니는 이 누군가에게 선명한 기억을 남기는데, 이는 간혹 긍정적이고 때때로 부정적이다.        아무렴 잊기 쉬운 인상은 아니다. 빨간색 머리카락은 종종 불에 타는 느낌을 준다. 모발은 곱슬거리는 데다가 가벼운 축이고, 덕분에 아침이면 하루도 빠짐없이 까치집이 된다. 빗질하지 않는 것은 머리카락뿐만이 아니라, 그의 행색은 다음과 같이 유추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