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입자]
외관
출처: https://www.neka.cc/composer/10980
새빨간 머리카락이 바람을 헤집었다. 그 이질적인 소년으로부터 시선을 떼는 일은 응당 어려웠다.
디미트리오스가 지나다니는 길이면 웃음소리가 머리를 울린다. 와하학! 쏟아내는 목소리가 크고 주변을 휩쓰는 망토가 어수선하다. 그 자신이 의도하였든 그렇지 않든 간에 지나다니는 이 누군가에게 선명한 기억을 남기는데, 이는 간혹 긍정적이고 때때로 부정적이다.
아무렴 잊기 쉬운 인상은 아니다. 빨간색 머리카락은 종종 불에 타는 느낌을 준다. 모발은 곱슬거리는 데다가 가벼운 축이고, 덕분에 아침이면 하루도 빠짐없이 까치집이 된다. 빗질하지 않는 것은 머리카락뿐만이 아니라, 그의 행색은 다음과 같이 유추된다;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는 유치원생이거나 단정이란 개념을 모른다. 셔츠의 단추는 위에서부터 두 개는 풀었고, 넥타이는 깃 안쪽 제자리를 찾지 못한다. 조끼와 마의는 종종 제멋대로 생략하고, 망토는 온통 구겨진 채로 흙먼지를 떨어트린다. 신발은 단화가 아니라 운동화고, 그마저도 뒤축이 꺾여 너덜너덜하다.
뚜렷한 이목구비를 더듬어 내려가면 진한 쌍꺼풀과 새파란 눈동자가 있다. 부담스럽게 반짝이거나 고장 난 것처럼 깜빡―윙크라고도 부른다―인다. 보통 좋은 징조는 아니다. 거기에 더해 주근깨 아래 큰 입이 만족스러운 웃음을 보인다면, 분명 또 소란스러운 사고를 칠 예정이다.
이름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 Dimitrios Pavlidis
성별
남성
생년월일
1926년 7월 29일
국적
영국
그리스계
혈통
머글 태생
기숙사
슬리데린
키 / 몸무게
146cm / 51kg
지팡이
층층나무 / 용의 심금 / 10인치 / 상당히 유연한
성격
수다스러운 / 유쾌한 반항아 / 눈치 빠른
적어도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는 쾌활하고 사교적이다. 대책 없이 긍정적인 태도는 짜증을 유발할지언정 분위기를 침체시키지 않는다. 일주일쯤 묵언 수행을 하다가 온 사람처럼 하고 싶은 말이 많고, 온종일 목소리가 크며 빠르다. 친교를 즐기고 지치지 않는 외향형 인간의 전형이다. 태생에서 비롯한 자신의 무지에 자신감을 잃는 일 없고, 도리어 그 특별함에 다소 취해 있다. 주로 모범생보다는 반항아의 탈을 뒤집어쓰는데, 소년을 환희에 젖어들게 하는 것은 교수보단 또래 집단의 환호다. 장난스러운 사고를 즐기고 평판의 추락을 감수한다.
다만 기민한 자라면 소년으로부터 긴밀한 주시를 감지할 수 있다. 때때로 음습하게 따라붙는 시선에 뒤를 돌아보면, 활짝 눈가를 구겨 웃는 디미트리오스를 맞닥뜨릴 수 있다. 깊게 생각하지 않는 투로 툭툭 내뱉는 말은 모두 섬세하게 조율된 문장으로, 어리숙하지만 선명한 의도를 따른다. 기민하게 타자의 선 위에서 드나들며, 상대를 불쾌하게 하지 않으려 특별히 주의를 기울인다.
기타
특징
- 끔찍한 악필. 오른손잡이지만 왼손으로 적는 글과 별반 차이가 없다. 본인은 깃펜에 익숙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데, 디미트리오스의 필기구는 스카치테이프로 조악하게 깃털을 붙인 만년필이다.
- 억양이 강하고 어조가 빠르다. 흥분했을 때 쉴 새 없이 내뱉는 말을 듣고 있다 보면 귀가 따갑다.
- 많은 마법사들이 그러듯, 바지 뒷주머니에 지팡이를 꽂고 다닌다. 문제는 지팡이의 존재를 완전히 잊은 채 언제 어디서든 철퍼덕 앉아대는 버릇에 있다. 조만간 지팡이를 부러뜨릴 모양새다.
미미
- 애칭은 ‘미미’. 디미트리오스가 너무 고루하며 긴 이름이라는 이유로 애칭 불리기를 선호하는데, 권유 수준이 아니라 강요에 이른다. 디미트리오스나 파블라디스라고 불렀다가는 일주일씩 토라진다. 초면에도 자신의 이름을 종종 미미라고 소개한다.
- 디미트리오스의 영명 축일은 10월 26일로, 제 생일이 여름 방학 도중인 점을 들어 이날 대신 축하를 받는다.
호오
좋아하는 것: 마법과 관련된 모든 것, 스티파도(매운 스튜), 처음 만난 사람들과의 수다, 폭우가 쏟아지는 날 잔디밭에서 구르기, 푹 자고 일어난 토요일 아침, 스포트라이트!
싫어하는 것: 부엉이를 포함한 모든 조류, 초콜릿, 긴 침묵
- 매콤한 맛을 좋아하고 단맛을 꺼린다. 보통의 열한 살 답지 않게 초콜릿 종류는 기피한다. 입가심해야 한다면 박하사탕이 좋다.
- 조류의 눈을 무서워한다. 아직 마법사 사회에서 유일하게 마음에 안 드는 것은 부엉이 우편이다.
가족력
- 그리스 테살로니키에서 태어났지만, 두 살이 되기 전에 영국으로 가족 전체가 이민했다. 현재 본가는 더럼에 있다. 조모와 부모, 이모 둘과 이모부 둘, 삼촌 하나와 사촌 다섯이 있지만, 이 중 마법사는 한 명도 없다. 형제는 없어도 사촌들과 가깝게 지낸다.
- 미미를 포함한 가족 전체가 그리스 정교회 신자다. 대단히 신실하지는 않다.
- 국적 정체성은 확실하게 영국인이지만, 가족 내에서는 거의 그리스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영어와 그리스어 모두에 능통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작성하는 그리스어 편지는 할머니에게 부치는 것이다. 봉투에 ‘소피아! 빨리 열어봐!’라고 적는 걸 보면 격식이라곤 전부 가져다 버린 게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