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1학년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1

너 신입생 맞지? 다이애나 앨리에서 얼굴 본 것 같은데! (다이애건 앨리다.) 숙제 같이하자!

 

아서 펜버 11

다이애나라니 누구 이름같다. (한쪽 입꼬리만 삐죽 올려 웃는다.) 다이애건 앨리 말이지? 뭐, 좋아. 교수님이 애들끼리 말걸기 좋은 핑계거리들을 나눠주고 가셨는데?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1

오, 그랬나? 다이애나가 아니었단 말이야? 예쁜 이름이라고 생각했는데. (양피지 그제야 들여다본다.) 아이스 브레이킹이란 거지? 하지만 냅둬도 7년씩 같이 수업 들으면 알아서 친해질 것 같긴 한데. 게다가 우린 룸메이트잖아! 얼굴에 낙서하거나 간식을 나눠 먹을 기회는 앞으로 충분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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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룸메라고 얼굴에 낙서할 생각은 없었는데. 디미트리오스 너 요주의 인물이구나. (같은 기숙사생 이름 정도는 대충 익혔다. 살짝 장난스러운 어투로) 조심해야겠는데. 픽시가 따로 없네. (장난을 좋아할 것 같은 느낌이다.)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1

다들 그러는 게 아니었단 말이야? 기숙학교에 대한 내 로망이 방금 산산이 부서졌어. (당혹스럽다는 듯 대꾸하지만, 불만하거나 실망한 얼굴은 아니다.) 그렇다고 너무 경계하진 말고! 그럼 정말 슬플지도 몰라. 그나저나 픽시라니? 설마 마법 세계에는 진짜 픽시가 존재하기라도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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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차게 대꾸하는 말들이 살짝 과장스럽지만 재밌다고 생각해. 들으면서 픽 웃다가.) 픽시? 존재하지? (당연하다는 듯 대답한다. 그리고 다이애나 앨리 같은 지명을 얘기했던 걸 떠올리고는.) 몰랐구나. 뭐, 머글 사이에서도 픽시 얘기는 있나봐?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1

응! 하나도 몰랐어. 우리 기숙사 애들은 다 똑똑한가 봐. 예습을 열심히 하나? (역으로 기숙사에 머글 태생이 없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하는 투다.) 머글 세계에서 픽시는 춤을 추는 전설 속의 요정인데… , 생각해보니 '진짜' 픽시를 보고 생각해낸 걸 수도 있겠네! 수업 시간에 요정에 대한 것도 배울 기회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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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 세계 쪽에서 자란 애들이 많아서 그럴 걸. (다른 애들이랑도 인사 나눴구나. 혼자 납득하고 고개 끄덕거린다.) 슬리데린은 대체로 마법사 가정에서 오는 게 많은 편이지? (아닌가..? 적어도 자기가 아는 상식선에서는 그렇다.) 으음... 오히려 머글 세계에서도 픽시 얘기가 도는 게 신기한데. 마법 생물 돌보기는 1학년 때는 안 배우지만, 원한다면 도서관에서라도 미리 예습할 수는 있겠다. 그보다 머글 세계에서 픽시는 책 같은데 나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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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데린 전통이 그런 거야? 이유가 있나? 어쨌든 나는 그럼 예외인 거네. (눈 깜빡인다.) 어휴, 아니야. 도서관에서 예습할 정도로 궁금한 건 아니었어. 난 그런 곳이랑은 인연이 없거든. 동화책도 있을 것 같긴 하지만, 보통은 잠자리 이야기지. 픽시 탓에 길을 잃어 돌아오지 못한 나그네 이야기 같은 거, 어른들이 가끔 해주니까.

 

아서 펜버 11

전통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경향이 있긴하지. 뭐, 신경쓰지마. 아닌 애들도 있고, 어쨌든 디미트리오스- 너도 모자한테 배정받은 거잖아? 슬리데린이 가장 어울리니 그런 거 아니겠어. (개인적으로 네 붉은 머리랑 우리 기숙사 초록색이랑 꽤 어울린다고 생각해. 덧붙이고는.) 하긴, 수업 시작하면 꼼짝없이 교과목 책들을 읽어야할테니까. 그래도 아쉽네, 다음에라도 관심이 생기면 얘기해. 괜찮은 책이라도 추천해줄게. 그보다, 마법 세계의 픽시와 머글 세계의 픽시가 같은 존재 같은데? 장난을 좋아하고- 가끔 인간을 보면 못된 장난을 치기도 하거든. (가령 높은 곳에 올려버린다던가. 아, 이렇게 말하니까 아까 픽시 같다고 한 건 조금 심했나? 혼자 생각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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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사람이 좀 특별할 수도 있는 거지. 혹시라도 그리핀도르에 들어가서 더블-빨강이었다면 너무 부담스러웠을 거야. (이를 드러내며 웃어넘긴다. 아서도 괜찮다는데, 뭐.) 너 되게 모범생이구나, 일단은 마음만 받을게. 앞으로 7년이니까 언젠가는 책 추천이 필요한 날도 오겠지……. 못된 장난이라니! 끝내준다! 앞으로 내 롤모델은 픽시로 삼아야겠어. (괜한 우려였던 모양이다. 신나서 히죽인다.) 아, 훌륭한 장난 마법에 관한 책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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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핀도르에 옷까지 붉었으면 완전 불타는 듯한 강렬함이었겠군. 시원스럽게 웃는다고 생각하면서 마주 웃었다가.) 모범생? 뭐.. 수업은 착실히 하자고 생각은 하는데, 그보다는 내가 픽시나- 그런 마법 생물쪽을 좋아해서 말이야. 이런 책들은 꽤 재밌거든. (정말 어지간히 장난을 좋아하나보다. 잠깐 우려했던 것이 무색하게... 다시 한 번 픽시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음식에 마법을 걸어 골탕먹이는 책 같은 건 있던 것 같은데. 아마 있지 않을까? 서점에서는 봤는데, 학교 도서관에도 놓을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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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목은 무조건 마법 생물 어쩌고를 들어야겠다. 그리고 네 도움을 받는 거지. (업혀가겠다는 큰 꿈 뱉는다. "제일 좋아하는 마법 생물은 뭔데?" 묻는다.) 와, 그럼 같이 가주면 안 돼? 혼자서는 도서관 알레르기가 돋을지도 모르지만, 둘이라면 좀 나을 거야. 게다가 넌 책을 잘 찾는 법도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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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담하는데, 재밌을 걸. (뭐 기꺼이 도와주겠다는 소리다. 네 물음에 잠깐 고민하다가.) 니즐? 아, 문카프도 좋아하고... 음. 니즐은 고양이랑 닮았는데 엄청 똑똑하고, 사자 꼬리를 단 생물이야. 그리고 문카프는... 꽤 귀엽게 생겼는데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네. 재밌는 춤을 추거든, 딱 한 번 본적 있는데 그게 기억에 남아서. (주절주절 말이 길어져서 머쓱한지 헛기침 큼큼, 하고는.) 좋아. 디미트리오스 네가 갔다가 알레르기가 돋아서 쓰러지면 큰일나지. (농조로 대답하다가 문득 이름이 꽤 길다는 생각이 들어.) 음, 뭐라고 했더라. 디미라고 부르라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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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우리 기숙사에 있는 걔도 아기 니즐이야? 진짜 귀엽긴 했지…. 그러고 보니 걘 이름이 뭐야? (고양이다. 오해해서 초롱초롱한 눈이 됐다. 자연스럽게 복도 쪽으로 걷는데, 도서관이 어디 붙어있는지 아는 바 없으므로 정처 없이 걷는 꼴 됐다.) 미미! 디미트리오스란 이름에 대응하는 애칭은 그거니까. 다들 그렇게 부르고. 하지만 디미도 나쁘지 않네. 드디어 애칭으로 불러줄 마음이 생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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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롱초롱한 눈에 한쪽 눈썹만 쓱 올렸다. 잠깐 장난쳐줄까 하다가..) 걔는 니즐은 아니야. 그러고보니까 방 같이 쓰니까 올해 계속 보겠네. 음... 조금 크게 자라는 편이기는 하지만, 평범하지. (그리고 이름은 안 정했어. 작게 덧붙이며, 같이 따라 걷는다. 사실 이쪽도 아직 도서관으로 가는 길을 잘 알지 못해서 정처 없이 걷는 두 슬리데린이...) 그거... 깜찍한 애칭인데. 사실 애칭보다 이름으로 부르는 편이기는 한데- 네 이름 꽤 길어서 말이지. 미미로 불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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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마법생물 팬이라면서! (실망스러운 행보라며 입을 삐죽 내민다. 대신 인사를 시켜달라는 둥 주절대는 소리가 이어진다.) 어떻게 이름을 안 지어줘? 왜? 네가 날 미미라고도 안 불러주고, '어린이 인간'이라고 부르면 난 슬퍼서 울어버릴지도 몰라. (연회장으로부터 주욱 걷다 보니 금지된 복도 앞이다.) 그런데 여기 지나가도 되는 곳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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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니즐, 순혈 니즐은 자격증 없이 키울 수 없거든. (네 표정에 찡그리듯 슬쩍 웃었다가 흔쾌히 고개 끄덕거린다. 어차피 이대로 기숙사에 올라가면 내둥 볼테니까.) 으음. 이름이라는 건 인간들 사이에서나 통하는 문화 아닐까? (갑작스럽게 철학적인 대답. 이내 깊게 생각한 건 아닌듯 덧붙여-) 뭐, 안 그래도 다들 이름을 자꾸 물어봐서 하나 붙여줄까 고민 중이야. 그리고.. 안 되는 것 같은데. (점점 작게 속닥거리듯 목소리를 줄이더니 무언의 눈빛을 보낸다. 다시 돌아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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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자격이 필요하다 이거지. 자격증 딸 거야? 졸업하면. 아니다, 졸업 전에 먼저 성인이 된댔지. 어른이 되면. (고개 기울여 묻는다.) 그런가? 그 말도 일리가 있어, 하지만 넌 인간인걸. 이건 인간-고양이 간의 의사소통이니까, 사람의 문화를 적용해도 괜찮은 것 아니야? 뭐, 네 마음에 걸리면 굳이 그럴 필욘 없겠지만. (이내 눈빛 교환하더니, 부자연스럽게 뒤 돈다. 마찬가지로 속닥인다.) 그런데 도대체 왜 학교 안에 금지 구역이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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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건 되면 따려고. 아마도? 기회된다면 들이고 싶거든, 니즐. 엄청 똑똑하대, 아마 지금의 나보다는 확실히 똑똑할 걸..? (그러고는 그냥 어깨 한 번 으쓱 하고는 만다. 아무 말 없이 척척. 뒤돌아 조금 빠른 걸음으로 빠져나오며 네쪽으로 귀기울여.) 으음... 학생의 안전에 엄청나게 신경쓴다고 이것저것 온갖 고대 마법이 쳐져있어서...? 정확히는 나도 몰라. 근데, 호그와트가 마법세계에서 제일 안전한 곳이라는 건 상식 같은 거야. 그리고 다음이 그린고츠? (제법 벗어나고 나서야 목소리 조금 키워) 교수님께도 들었겠지만... 그래서 어지간하면 그냥 길로 다니는 게 좋을 걸. 성밖도 정해진 길만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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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지금의 나보단 세 배쯤 똑똑하겠구나…. 성인이 된 나보다도 영리할지도 몰라. (어쩐지 허탈한 목소리로 대꾸하며 빠르게 복도에서 멀어진다.) 하지만 이렇게 말로만 금지해두면 궁금하잖아! 하지 말라고 하면 하고 싶어지는 게 당연한 이치 아니야? 호그와트가 마법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면, 금지된 복도도… 꽤 괜찮지 않을까? 학생들을 정말 잡아먹진 않을 거 아니야. (정작 눈앞에 두고선 겁먹었으면서, 멀어지니까 큰소리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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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탈한 목소리로 자폭성 농담 -농담이겠지?-을 하는 것에 웃음 꾸욱 참았다. 멀어지고 나서야 큰소리로 말하는 모습에 으하하, 자기도 크게 한번 웃고는.) 그건 그렇지. 솔직히 조금 궁금하기는 해. 금지된 건 학생들만이니까? 교수님들의 비밀공간이라도 숨어져 있나. (음모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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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조크엔 자신 있다. 웃음 터트리는 것 보면 만족스럽게 눈가 구긴다.) 교수님들의 휴게실이 거기 있는지도. 언제 한 번 같이 들어가 볼래? 아주 깊숙이는 아니더라도, 아주 조금만이라도 좋으니까……. (말은 이렇게 해도 특별한 사건이 없다면 인연 없으리란 것 짐작한다. 그게 됐으면 슬리데린이 아니라 그리핀도르였겠지.) 그리고 도서관은 1층엔 없나 봐. 위로 올라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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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금지된 구역을 들어가는 건... 어떨까. 진지하게 생각하는지 잠깐 고민하다가.) 조금만이라면. 대신 혼자 가지 말고 같이 가. (네 말에 계단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러자. 듣기로는- 한층을 통으로 쓴다던데, 계단으로 쭉 올라가면서 보면 보이지 않을까? 가면서 얘기나 좀 하지, 뭐. 운동도 되고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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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원래 룸메이트란 그런 거지! 너도 나 빼두고 혼자 가면 배신이야. (영 내키지 않는 얼굴로 계단 오르기 시작한다.) 이 큰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없다니 말도 안 돼! 내가 2학년이 되면, 그냥 빗자루를 타고 이동할 거야. 창문으로 교실에 진입하는 거지. 물론 내가 비행술에 그만한 재능이 있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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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전까지 호그와트 지리 좀 외워놔야겠다. (이쪽도 그리 즐겁지는 않은 듯. 살짝 찌푸렸다가 계단 오른다.) 아하하, 그거 교수님이 봤다가는 기겁하실 걸. 비행술 어떨 것 같은데? 머글-들은 빗자루 말고 뭘 타고 다녀? (얼추 비슷한 건 없나. 조금 천천히 발걸음 옮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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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은 확실히 아니네! 저거 혹시 교장실이야? (멀리 큰 문 입구를 손가락 끝으로 가리킨다.) 내가 운동 신경이 몹시 나쁜 편은 아니거든. 그러니까 아마 약초학보단 재능이 있을 것 같지만…… 아무리 그래도 마법사 태생인 애들은 못 따라가겠지. (짐작하고 히죽 웃는다.) 자동차. 일종의 기계 마차 같은 거지. 1인용은 당연히 아니고, 여럿이서 같이 타서 이동해. 하늘은 못 날지만, 속도는 빠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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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그런 것 같은데? 덩컨 교장 선생님이셨던가. (고개 끄덕거리고는 마저 계단 오르자고 어깨 툭툭.) 그럼 괜찮을 것 같은데. 태생...이 상관있나? 잘 못 타는 마법사도 꽤 있어. ... 그래도 재밌을 것 같지? (난 좀 기대하고 있거든. 웃으며 덧붙인다.) 기계 마차... 으음. 기계로 만든 아브라산-날개 달린 말- 같은 게 끄는 건가? (날지는 못한다고 했으니 일반적인 말의 느낌인가. 어쩐지 기계 말...이 끄는 마차를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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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동차 타긴 마법사 애들보다 잘할 거 아니야? (운전은 못 하지만, 대충 얼버무린다.) 빗자루도 타본 놈이 잘 탈것 같은데~… 네 말대로 그걸 따라잡는 것도 재미는 있겠지만! 넌 안 타봤어? 빗자루. (3층 향해서 총총 올라간다.) 아브라산이 뭔진 모르겠지만, 무언가가 끌지는 않는데…. 아! 우리 입학할 때 상급생들이 타던 마차 있잖아. 말 없이 혼자 굴러가던 거. 그거랑 비슷해. (정확하게는 그것도 세스트랄이 끄는 거지만, 안 보이니 없는 줄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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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모르지. 내가 그 자동차라는 걸 생각보다 잘 탈 수도? (자동차가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지만...) 마당 밖으로 나가지는 않았지만 타보기는 했어. 잠깐 떠보는 정도? 부모님도 수업으로 제대로 듣는 게 좋겠다고 하셔서 말이야. (총총.. 3층의 트로피 보관실- 끄트머리 보고는.) 오. 미미. 비행술 수업 해보고, 재능있다면 퀴디치는 어때. (왜 활발한 친구들에게 운동을 시켜서 체력을 돌리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미미는... 장난을 좋아하니까.) 으음. 상상은 잘 안 가는데, 아무튼 끄는 거 없이 굴러간다는 소리구나. 신기하다. (머글상식 하나 적립했다. 그리고는 덧붙여) 아브라산은 날개 달린 말이야. 힘이 엄청 세서, 마차 같은 걸 잘 끌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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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똑똑한데다가, 아브라산 같은 마법 생물도 잘 알고, 키도 큰 관계로 그건 안 돼. 한 사람이 지나친 재능을 갖고 있는 건 어쩌고저쩌고 법에 위배돼서 불법이야. (부루퉁하게 투덜거린다. 여기도 아니군, 한 층 더 올라가는 발걸음이 느려진다. 폴짝폴짝은 아니고 쫄래쫄래 수준으로.) 퀴디치는 뭐하는 건데? 빗자루 비행으로 할 수 있는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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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하다는 대목부터 한쪽 눈썹만 삐딱하게 들었다가 점점 어리둥절한 표정이 된다.) ... 내가? 아하하, 이거 좋은데... 나도 나중에 써먹어야겠다. (미미의 사교술.. 그런 이름을 붙여서. 아무래도 올라갈수록 조용한 분위기가 이 위가 도서관인 것 같아서 조금 걸음 늦추고.) 퀴디치는, 스포츠인데 공 여러 개를 갖고 하는 놀이야. 아. 빗자루를 타고서 말이지. 월드컵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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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한 채로 하는 축구 같은 건가? 그럼 수업시간에 퀴디치 할 기회도 있을까? 나 체육 시간 좋아하는데! (눈 동그랗게 뜨고 쳐다본다. 시선이 다음 층에 닿으면 폴짝 움직이는 계단에서 뛰어내린다. 목소리 한참 죽였다.) 여기가 도서관인가 봐! 설마 신입생이라고 못 들어가는 건 아니겠지?

 

아서 펜버 11

축구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반대로 빗자루 없이 하는 퀴디치 비슷하려나. 아무튼 꽤 관심있어 보여서 주절주절..)비행술에서는 빗자루로 비행하는 법만 배울 걸. 대신 기숙사끼리 하는 경기가 있어서, 기숙사별로 선수를 뽑아. 1학년은 힘들 것 같으니까...퀴디치 경기하면 같이 보러 가자! (무심코 목소리 키웠다가 혼자 놀라 입 막았다. 목소리 확 낮춰) 설마 그럴리가. 음.. 관심있으면 퀴디치 책 찾아볼래? (도서관 문 천천히 잡고 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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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무조건 슬리데린이 이겨야겠네! 응원하러 가자! 재밌으면 월드컵도 볼래! 아, 마법사 세계엔 중계가 없나? (아무리 생각해도 마법사 사회가 전자 기기와 친숙한 것 같지는 않다. 머리 좀 긁는다.) 그러고 보니 여기에 무슨 책 찾으러 왔더라? 장난 마법 책을…… 헉! 아서, 너 퀴디치로 나를 현혹하려고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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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 (벌써부터 슬리데린을 향한 사랑이 깊어져만 간다.) 옴니큘러 같은 걸로 녹화할 수는 있지만, 가는 누군가한테 부탁해야 할 걸. 월드컵인데 학교에서 다 같이 보여주면 좋을텐데. (...) 이런. 들켰네. (문 열어 도서관 내로 들어가며 목소리 아주 낮추고.) 그래도 분명 재밌을 걸. 미미 체육이나 축구? 좋아했다며. (축구는 얘기 안 했지만! 바로 말이 나온 걸 보면 좋아했던 거 아닐까 싶어 혼자 추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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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티켓 없어? 마법사 집안이면 그런 거 못 구해? 소중한 룸메이트를 위해 가서 녹화해오는 건? 내가 아는 애들 중 가장 '마법사' 같은 건 너란 말이야! (같이 목소리 낮추지만, 영 감정이 가득 섞여 ―다소 과장스럽다― 씨근덕대는 말투다.) 흥, 얍삽하고 계략적인 아서 펜버 같으니라고. 내가 네 꾀에 넘어가는 일은 없을 거야. (그리고 곧장 사서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가 물었다. "퀴디치 서적은 어디예요?") 난 그냥 퀴디치가 장난에 도움이 될까 싶어 찾아보는 것뿐이라고.

 

아서 펜버 11

(아무리 봐도 퀴디치 영업은 아주 호황을 이루고 있는 것 같은데. 네가 사서에게 물어볼 때부터- 제게 변명 아닌 변명을 할 때까지 황당하다는 듯 보다가 먼저 퀴디치 서적 있는 서가로 걸어간다. 그리고는 <영국과 아일랜드의 퀴디치팀들>, <퀴디치의 역사> 꺼내다가 네게 안겨줘.) 아무렴요. 기왕 이렇게 온 거 추천책도 받아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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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괜히 전문가가 아닌데. 이거 빌려 가면 되나? (곧장 <영국과 아일랜드의 퀴디치팀들> 뒤적여본다. "넌 어디 응원하는데?"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너도 책 빌릴 거야? 아니면 이대로 돌아가도 괜찮아? 나 도서관 알레르기가 슬슬 올라오려고 해. (팔 벅벅 문지른다.)

 

아서 펜버 11

퀴디치 하자고 꼬시려면 이 정도는 해줘야지. 규칙만 대충 보고 경기 직접 봐. (기숙사 경기 빨리 했으면 좋겠다. 중얼거리고는) 우리 집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대부터 다 팀 퍼들미어 유나이티드야. (팔 문지르는 것 보고는 작게 헛웃음 짓는다. 퀴디치 구역에서 <어떤 빗자루?>꺼내곤.) 들어온지 얼마나 됐다고? 그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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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퀴디치 하면 재밌긴 하겠다! 퍼들미어 유나이티드? 두고 봐야겠는데. 연고지 팀이 끌리는 게 아니라면 너랑 같은 팀을 응원하는 것도 숙고해볼게. (그리고 네가 책을 고르자마자 후다닥 대출을 거쳐 도서관을 뛰쳐나온다.) 하지만 저쪽 열람실에 있는 상급생들 봤어? 다들 좀비처럼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고! 마법사가 되어서까지 시험지옥에서 벗어날 수 없다니……. 이렇게 끔찍할 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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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좋아.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퀴디치 월드컵을 응원하러 가게 될지도 모르는 일 아니겠어. 같은 경기 갔는데 서로 상대팀 응원만 아니길..... (호그와트 경기도 못 봤는데 먼 미래 계획까지 야무지게 마치고.. 따라 나서며) 상급생들은 O.W.L랑 이것저것 많을테니까... 그보다 마법사 되어서까지라니, 미미- 호그와트 입학 전에도 학교를 다니고 있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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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하핫! 그래도 마음 상하는 일 없기야! 물론 기숙사 배 퀴디치 대회에서는 그럴 일이 절대 없으리란 게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퀴디치 구경할 때 팝콘 먹어도 돼? (도서관 앞에 서서 묻는다. "그런데 우리 어디로 가?" 일단 도서관에서 빠져나오는 것만 목적이었던 모양이다.) 그럼! 마법사들은 호그와트가 첫 학교이자 마지막 학교인 경우가 많다더라. 머글들은 학교에 되게 많이 다니거든. 프라이머리 스쿨은 진작에 졸업하고 왔지. (으스대는 투로 자랑한다.) 어때, 이래 보여도 가방끈이 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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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말 나온 김에 퀴디치 경기장 가볼래? 교실을 돌아다닐 생각은 없잖아. (정원을 나가려면 올라왔던 계단을 다 내려가야겠지만- 윗층이나 아랫층이나 교실밖에 없다.) 당연하지. 옆에서 서로 소리지르는 일이 생기더라도- 절대 마음 상하지 않을 거라고 멀린의 수염에 대고 맹세할게. (마음 상하는 일이 안 생기게 맹세하는 게 아니라 마음 상하지 않을 거라고 맹세한다. 그리고는 뭘 먹는 분위기는 아닐텐데, 상관은 없을 걸. -하고 덧붙여.) 뭐? 몰랐어.. 하긴, 음.. 머글들은 마법을 안 배우니까.. 뭘 배우지? 미미, 난 네가 그냥.. 공부와 과제, 그리고 시험이 제대로 된 시작 전부터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이미 경험자라서 그런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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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오늘은 날씨가 좋으니까 피크닉이라고 생각해도 좋겠다. 경기장에 앉아서 퀴디치라는 게 뭔지 공부를 좀 해보겠어. (열의를 불태우며 계단으로 돌아가다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멀린은 '그' 멀린? 그런데 수염을 걸어?") 영어, 수학, 과학, 지리, 역사, 사회학, 정치학… 뭐, 다양하지? 미술이나 체육도 있긴 하지만! 그래서 처음에 호그와트에 왔을 땐 당황했다니까. 영원히 과학을 배우지 않아도 된다니! 그럼, 어디까지나 경험자적인 입장이야. 학생으로서는 내가 너보다 선배나 다름없다고! 내가 제대로 체험하지도 않고 질색하는 철부지 애인 줄 알았다면 실망인데. (키득거리며 네 허리를 쿡쿡 찌른다. 물론 호그와트가 첫 학교였어도 과제와 시험은 기피했을 거다.)

 

아서 펜버 11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기숙사에서 고양이 데리고 나올 걸 그랬다고 중얼거리고는, 계단 내려가려다가 네 말에 의아하게 마주봐.) 응? 멀린. 위대한 마법사지. 내가 한 것처럼 맹세하거나 진실을 고한다고 할 때 써. 멀린의 뭔가를 걸고- 꼭 콧수염이 아니어도 말이야. 머글 세계에도 비슷한 이름이 있는 거야? (줄줄이 나오는 과목들에 한쪽 눈썹만 슬쩍 올렸다.) 호그와트 못지않은데, 내 생각에는 너무 어린 나이부터 그런 걸 해와서 미미 파블라디스가 질려버린 게 분명해. (찌르는 걸 피해 한칸 두칸, 듬성듬성 계단 내려간다.) 잠깐, 그러면 몇 살부터 학교에 간 거야?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1

맞아! 진짜 마법사 세계가 알게 모르게 머글 사회에도 영향을 미쳤나 봐. 우리 전설에도 멀린이 등장하거든! 그런데 ’진짜‘ 마법사라니! 혹시 호그와트에도 다녔을까? 그럼 멀린의 엉덩이나 양말에 걸어도 돼? 한 가닥 남은 머리카락도? (아서를 찌르는 일에 실패하면, 난간에 걸터앉아 미끄러져 내려간다. 0층까지 도달하면 정말 고양이가 그리워지는 날씨다. “가서 데리고 나올까?”) 다섯 살부터! 6년제거든…. 그런데 난 그전엔 유치원에 다녔으니까 어떤 의미에선 세 살부터라고도 볼 수 있겠네. 이제 좀 내가 멋져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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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진짜 흥미로운데. 진짜 마법사라는 건 머글 전설에서도 마법사라는 소리지? 예전에는 머글들에게 마법을 숨기지 않아도 됐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으으음. 걸어도 돼. 걸어도 되지만. 아주 먼 우리 기숙사 선배님께 그래도 되는가 싶다, 난. (네가 미끄러져 내려가는 걸 가만 보며 계단으로 걸어내려가다가, 반 층 쯤 남았을 때 따라 난간에 걸터앉아 미끄러져 내려간다. -물론 미미가 내려간 걸 확인하고.) 그래, 아무래도 데리고 나와서 햇빛 좀 보게 해야겠어. 아늑해서 좋아하는 것 같긴 한데, 걱정이 되어서 말이야.. (내려오자마자 중얼거렸다가, 세 살 소리에 황당하다는 듯 한쪽 눈썹만 쓱 올린다.) 세 살부터? 이건 말이 안 돼. 나보다 8년이나 더 학교를 다녔다니. (유치원은 학교가 아닌 것 같지만 대충 뭔가를 다닌 건 비슷하지 않은가.) 세 살에 가서 뭐해? 난 세 살에 뭐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고.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1

맞아, 아서왕 전설에 등장하는 전설의 대마법사지. 왕의 조력자, 충직한 킹메이커! 그런데 슬리데린이었다니, 멀린의 삼각팬티에 걸고 오늘 들은 이야기 중 가장 흥미롭다. 여기서도 위대한 마법사인 거 맞지? 역시 슬리데린! (곧장 응용한다. 이 새로운 관용어구가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모양으로, 콧노래까지 불러가며 퀴디치 경기장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기숙사로 옮긴다.) 세 살 땐 그냥 알파벳이나 배운 것 같은데. 알파벳 송이나 부르고, 장난감 갖고 애들이랑 놀다가… 포크 쥐는 법이나 배웠겠지. 아마 사회생활을 가르치는 쪽에 목적이 있지 않았을까? 실은 나도 기억은 잘 안 나. 넌 제일 오래된 기억이 언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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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주기 무섭게 완벽한 응용에 가볍게 웃었다. 제법 익숙해진 길 따라 부지런히 발걸음 옮기며.) 미미 너- 적응이 빠르네. 나처럼 원래부터 가족이 마법사여서 마법사의 존재를 알던 것도 아니고, 네 입장에서는 멀쩡히 머글 학교 다니다가 호그와트로 입학하게 된 거잖아. 입학 편지 받고서도 역시 그랬군, 했던 거 아냐? (잠깐 고민하다가.) 흠... 제일 오래된 기억인지는 모르겠는데, 한참 문장을 그럴싸하게 말하기 시작했을 때쯤 어거레이가 둥지에서 안 내려온다고 울었던 건 기억나. (어거레이는 마법 생물 중 하나인데 폭우에만 돌아다니는 새거든. 하고 설명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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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하하! 그건 아니야. 입학 편지를 받고 누군가 설명하러 올 때까지… 난 내가 마법을 부린 적 있다고는 생각도 못 했거든. 지금 추정하기로는 내 방에서 창문 밖으로 뛰어내릴 때마다 멀쩡했던 게 마법 때문 같지만. 그땐 오히려 내 사촌들이 나보다 훌륭한 장난 편지를 꾸며낸 줄 알고 자존심을 구겼지. 넌 그럼 입학장이 안 날아오는 건 꿈에도 못 꿨겠다. (킬킬 웃으며 기숙사 암호 댄다.) 너 진짜 싹수부터 마법 생물 마니아였구나? 어거레이 둥지가 집 근처에 있긴 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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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이 1층인가? 1층이겠지. 실없는 생각하며 기숙사 휴게실로 들어선다.) 입학 편지 오기 전부터 아버지가 무릎에 앉혀놓고 호그와트- 정확히는 슬리데린 기숙사 얘기를 해줄 정도였지. (곧바로 방 쪽으로 향하며) 집에서 키우거든. 부모님이 약초 재배를 하시기도 하고, 비 예측 겸... 우리 집 사람들은 새도 그렇고 동물도 다들 좋아해서 여러 마리 키워. (사람은 셋인데, 동물이 더 많다며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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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아니다…. 아서는 모르게 되었지만.) 이거 슬리데린 엘리트였잖아? 설마 너희 아빠도 슬리데린 기숙사 출신이셔? 다른 가족들도? 역시 슬리데린이 짱이라고 하시지? (그런 표현을 쓰진 않았겠지만, 아무렴 확신에 가득 찬 얼굴로 묻는다. 기숙사 방문 열자마자 고양이부터 찾는다. 우리 고양이가~ 어디 갔을까!) 어떻게 새를 좋아할 수 있지? 그걸 차치해두고서라도 대단한데! 혹시 너희 부모님 직업이 그런 쪽이야? 아니면 취미 생활의 일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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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 (그런 표현은 안 하셨다.) 슬리데린 엘리트라니 좀 웃긴데.. 어머니는 래번클로시고, 할아버지도 슬리데린이셨어. (창문 아래서 목 빠져라 바깥 물 구경하고 있다. 언제부터 그러고 있었는지 둘이 들어오고도 한참 창문에서 눈을 못 떼더니 아서가 옆에 쭈그려 앉고서야 작게 소리 내며 다리에 박치기한다.) 뭐야. 미미 너 새 싫어해? 그럼... 너 편지는 어떻게 보내는 거야? (어떻게 새를 싫어할 수 있지? 표정으로.) 아니, 집 근처에서 약초 재배하시는데... 다들 그냥 좋아해서 하나 둘 들이다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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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믿고 있었다는 듯 주먹 쥔다. 네가 고양이를 찾은 듯하면 그 뒤에 조심스럽게 나타나 선다. “오늘도 귀엽네! 소풍 가자고 해.“) 싫… 싫어하는 건 아닌데, 좀 꺼려진다고 해야 할까…. 편지는 어찌저찌 보내긴 하지. 부엉이장에 가는 건 여전히 힘들긴 해도. (네 시선 피한다.) 약초도 마법 약초인 거지? 진짜 신기하다…. 난 영원토록 약초학과 친해지지 못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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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두어 번 쓰다듬고는 ‘미미가 소풍 가재.’ 하며 조심히 들어 팔 안에 안아든다. 시선 피하자 지긋이 봤다가.) 나도 약초학은 영... 아무튼 내 길은 아닌 것 같아.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도 한쪽에 끼고.) 알았으면 편지 보내는 거 도와줬을 텐데. 새는 왜 꺼려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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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을 이을 생각은 없겠네. 부모님이 안 서운해하셔? (여전히 딴청 피운다. 휘파람이나 불고.) 시도도 안 해보고 무섭다고 내뺄 수는 없잖아! 천재 마법사 미미는 그 정도로 겁쟁이가 아니라고. ……그래도 새 눈이 꺼림칙하게 생긴 건 맞아. 왜 마법사들은 부엉이 우편을 고집하는 거야? 재규어 우편 같은 수단이 있었을 수도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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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인데다가 가업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라 괜찮아. 오히려 아버지도 할아버지가 하시는 거 안 이어받으시고 하시는 거라. (서운해하시지는 않으실 걸? 덧붙이며 딴청 피우는 네 어깨 툭툭 두드리고는 나가자고 손짓해.) 시도해 봤는데 무섭긴 하다는 소리군. (농담조로 대꾸하며 먼저 방 나간다. 재규어 우편... 머릿속에 편지 물고 열심히 달려나가는 재규어 상상하고 작게 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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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할아버지는 뭐하시는데? 그러고 보니 다이애건 앨리에 계신다고 했던 것 같은데? (바닥에 깔 담요 하나 옆구리에 낀다. 기숙사 밖으로 천천히 걸었다.) 내 유일한 약점까지 들키다니… 룸메이트란 가끔 너무 거리감이 가까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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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네.. 다이애건 앨리에서 마법교구 가게를 하셔. 외곽이라 준비물 사러 갔을 때는 못 봤을 수도 있지만.. 다음 준비물 살 때는 괜찮으면 들러봐. 잘 하면 그때 볼 수도 있겠다. (따라 느긋하게 정원쪽으로 향한다.) 어쩔 수 없지. 그래도 필요하면 도와준다니까? 뭐, 졸업 때쯤이면 익숙해질지도 모르잖아. (그보다 재규어 우편이 나오는 게 빠를까? 농담조로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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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무조건 가야지! 다음에 가게 이름 좀 적어줘 봐. 아니다, 아예 날 데려가! 가서 네 이야기를 잔뜩 하고 오게. 사진도 몇 장 가져가야지! 내가 저번에 상점에서 카메라랑 사진첩을 샀거든…. 내 모델이 되어주셔야겠어. 그럼 특별히 날 도와줄 수 있도록 허락할게. (뭔가 조건이 이상하지만 뻔뻔스럽다. 퀴디치 경기장은 비어있어도 거대하고, 그 규모에 입 크게 벌린다.) 와우, 진짜 큰데. 여길 날아다닌단 말이지. 무슨 골대가 저렇게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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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데려가는 건 어렵지 않지만... 직업 목록에 사진가라도 넣기로 한 거야? 네 사진도 하나 찍어준다고 하면 찍혀줄게. (분명 도와주는 쪽은 내 쪽일 텐데. 이 뻔뻔스러움이 벌써부터 익숙해지는 것 같아, 잠시 어이없다는 듯 빤히 봤다가 대꾸했다. 따라 퀴디치 경기장 둘러보고는.) 재밌겠지. 골대는 3개고 공은 4개야. (공이 더 많다는 듯 덧붙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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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카메라 말이지. 아직 안 해봤지만 내 주특기일걸. 마법사식 카메라에는 윙크를 담을 수 있단 점이 정말 좋아! 둘이 같이 찍은 사진을 잔뜩 남겨두는 것도 좋겠다…. (시선이 밑으로 떨어진다.) 당연히 고양이도! 셋이겠네. 리암도 허락하면 넷일 테고. (담요 펼치고 그 위에 철퍼덕 앉는다.) 맙소사, 공이 네 개씩이나 된다고? 진짜 정신없겠는데! (하고 빠르게 빌려 온 책들 훑는다.) 뭐야, 정작 골대에 들어가는 공은 하나뿐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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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해서 슬리데린 다 같이 하나 남기자고 하자. 사진첩 꽉 채워야지. (고양이 슥슥 쓰다듬고, 펼쳐진 담요에 책과 그 위로 고양이 올려준다. 그리고 그 옆에 앉고.) 골대에 넣는 건 쿼플 뿐이야. 그리고 나머지 블러저 2개랑 골든 스니치는 경기장에서 날아다녀. (옆에서 네가 훑고 있는 페이지 슥 보고.) 다 읽어보면 뭐가 제일 재밌어 보이는지도 말해줘. 추격꾼이랑, 몰이꾼, 파수꾼, 수색꾼. 이렇게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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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곰인형 손에 들고 찍자고 하는 건? 세 배로 귀여울걸. (행복하게 중얼거린다….) 난 블러저가 마음에 드는데, 일단 남들을 방해하는 용도라는 게. 그리고 제일 세보이고. 그렇게 따지면 몰이꾼인가~… 넌 무슨 역할 하는 걸 제일 좋아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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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해주겠지? (슬리데린을 믿는다.) 오. 멋있다고 생각하는 건 수색꾼인데... (수색꾼이 없으면 150점도 못 얻고 경기도 못 끝내잖아. 덧붙이고는.) 사실 몰이꾼이 제일 재밌어 보이기는 해. 수색꾼은, 그렇게 날아다니는 골든 스니치 잡을 자신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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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라고 조를까? 안 해주면 기숙사 바닥에 드러눕지, 뭐. (슬리데린을 믿는다. 아마.) 하이파이브! 나랑 다음에 같이 블러저 데리고 비행해볼까? 지금 내 수중에는 퀴디치 공 모형 밖에 없지만, 방학 때 진짜 퀴디치 공 세트를 사오는 것도 좋겠지. 아니면 넌? 퀴디치 선수 할 생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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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으로 약하게 툭 쳐서 하이파이브 하고는.) 선수까지는 생각해 본 적 없어. 퀴디치 재밌긴 하지만… 난… 드래곤 길들이기? 이런 직업 없나. 그런 거 하고 싶다. (농담 반 진담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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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입에 착 붙는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용 훈련사 같은 직업 있을 법도 한데. 근데 그것도 빗자루 잘 타야 할 것 같아. 용이랑 비행하거나 눈높이를 맞추려면. (다시 경기장 쳐다본다.) 용이면 얼마나 커? 넌 본 적 있어? 이 경기장 반만큼은 크겠지? 소문으로는 그린고트에 용이 있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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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온순한 종을 제외하고는 길들여지지 않는다는 게 정설이긴 해. 그래서... 없는 것 같아. 연구하는 학자는 책 읽으면서 꽤 봤는데. (미미 따라 경기장 쳐다보고.) 나도 못 봤어. 엄청 궁금한데... 개체마다 다르기는 한데 보통 성인 마법사보다는 크고, 엄청 큰 종은 흠.. 진짜 경기장만 할지도... 보고 싶다. (조금 말 빨라져서 재잘거리다가... 괜히 고양이나 슥슥 쓰다듬는다.) 그러고보니 미미는? 퀴디치 선수도 직업 목록에 넣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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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룸메이트 데려가! (시계 보고 벌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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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앞 가로질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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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날 주워갈 생각을 해야지. 이렇게 매몰차게 혼자 기숙사로 떠나면 어떡해? (급하게 짐 챙겨 들고 졸졸 쫓아온다.) 나 혼자 남겨뒀다간 기숙사 점수를 왕창 깎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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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거꾸로 하고 싶었단 말이지. (상대가 장난 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그런지 되려 먼저 장난치고 싶다. 쫓아오자 속도 줄이고는.) 그건 곤란한데. 그러다 미움받는다. (농담인듯.. 웃음기 섞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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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짝 뛴다. 우리 아서가 벌써 장난을! 하지만 룸메이트의 성장을 축하하기엔 아직 놀란 심장이 가라앉기 전이다.) 너도 날 미워할 건 아니잖아? 기숙사 점수가 그렇게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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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짝 뛰는 모습에 소리내 웃었다가, 한쪽 눈썹만 스윽 올린다.) 뭐, 나야 안 그러겠지만. 슬리데린에는 최고가 아니면 속이 썩는 사람들이 꽤 있을 걸? 우리 학년은 모르지만, 선배들은 어떨지 또 모르고. (어깨 한 번 으쓱거렸다가.) 조심하면 좋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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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라도 뿌려야겠다. 기숙사 점수가 얼마나 중요하신가요? 1점 그럭저럭 중요하지 않다. 5점 목숨보다 더 중요하다. 미미의 장난쇼를 보는 게 더 유쾌하지 않을까요? 1점 비슷할 것 같다. 5점 미미의 장난쇼가 한참 더 유쾌할 것이다. (아주 편향적인 선택지의 설문조사 재잘재잘 제시한다. “아침 식사 시간에 연회장에 뿌리는 거지.” 대규모 계획까지 곁들인다.) 날 걱정해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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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장난칠 생각 한가득이네. (미미 픽시. 이름 마냥 작게 중얼거리고.) 아, 그래도 통금시간은 피하는 게 좋아. 들었다시피 화장실 청소가 기다리고 있단 말이지. (들고 있던 인형 고쳐든다.) 룸메이트에, 앞으로 쭉 같이 다니게 될텐데 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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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건 지킬게. 룸메이트를 걱정시키는 것도 못할 짓이지. 나 애초에 통금 시간에는 너희랑 수다 떨어야 해서 바빠…. (밤에 안 자고 계속 말 걸어서 괴롭히겠단 소리를 당당히도 한다. 인형으로 시선 떨어진다.) 넌 계속 인형 뽑는 데 성공한 모양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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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언제 자려고? (곤란한데. 하며 찡그리듯 웃었다. 그러나 이쪽도 입학한지 얼마 안 되어 수다는 꽤 즐거운듯 핀잔처럼.) 오. ... 인형 말고도 있었어? 몰랐는데. (인형만 두개 뽑았다. 조금 뿌듯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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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다섯 시? 마음 같아서는. 내일은 슬리데린 오전 수업도 없잖아! (아무리 체력이 넘쳐나는 열한 살이어도 보통 그 전에 기절한다.) 무슨 이상한… 공모형을 뽑았어. 이게 네가 전에 말한 퀴디치 공인가? 금색에, 날개가 달렸던데. (어깨 으쓱인다.) 아무튼 부럽다. 인형들은 다 침대에 둘 생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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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라면 체력에 O (출중함)을 줘야겠어. 오전 수업 없어서 미리 과제 좀 보려고 했는데- 꼼짝없이 기절하게 생겼네. (그렇게 말하는 목소리에도 역시 웃음기만 가득하다.) 그럼 골든 스니치 모형이네! 그거 퀴디치 점수로 따지자면 150점짜리 공이야. (어느새 부지런히 걸음 옮겨.. 지하감옥 벽 앞에서 암호 말하고는.) 그러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고양이가 물어버릴 것 같기도 하고. 휴게실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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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설마 미리미리 과제를 하는 성실한 후플푸프 학생으로 변모한 건 아니겠지. 정신 차려! 슬리데린이야! 예로 시작해서 습으로 끝나는 두 글자는 금지라고! (비명 지르듯 농담한다.) 150점짜리 골든 스니치를 잡은 미미 가라사대 내 생각에도 휴게실이 좋을 것 같아. 내 곰인형도 같이 둘까? 고양이가 내 침대로 넘어와서 미미의 품을 노릴 가능성을 생각해 봐. (마땅한 자리를 찾으려 휴게실을 둘러보다가, 문득 시계를 본다.) 그나저나 상당히 아슬아슬하게 통금 전에 도착했네. 하마터면 화장실 청소를 할 뻔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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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데린은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지... 그게 비록 예습이더라도. (착실한 야심가로 대받아친다.) 오- 그거 귀엽겠는데. 외부인은 출입금지니까 휴게실에는 슬리데린 곰인형만 놓을까. (미미의 야무진 계략에 작게 흠. 소리만 내고는 인형 둘 자리나 찾는다.) 미미, 너 내가 때맞춰 지나가지 않았으면 분명 화장실 청소를 했을 거야. (그렇게 한마디 하고는) 소파 옆 책상이랑, 벽난로 위 선반 중 어디가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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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내가 슬리데린 부적격이 된 기분인걸. 난 내가 우울해지는 전략은 사용하지 않을 거야. (툴툴거린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잘 부탁해! 내가 시간에 못 맞출 것 같다면 냉큼 나를 데리고 와주는 거야! 들키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확률적으로 구정물 냄새가 나는 룸메이트를 너도 원하진 않겠지. 곰인형들도 달가워하지 않을 거고. 너 지금까지 슬리데린 곰인형은 몇 개 모았는데? 벽난로 위 선반에 두자, 얘네도 엉덩이가 따끈따끈한 쪽이 만족스러울걸. 난 보통 그런 곳에 누우면 하루종일 시에스타여도 괜찮을 것 같은 기분이더라.

 

아서 펜버 11

(이런 툴툴거림을 앞으로 오래 들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벌써 익숙해지는 기분이야. 별 다른 대답없이 어깨만 으쓱하고는.) 리암만 둘. 두개 다 방에 뒀다가는 우리 방에 리암이 셋이나 되는 거야. (벽난로 위 선반에 둬본다. 엉덩이가 타지않으려나... 작게 중얼거린다.) 시에스타. 미미 지중해 출신이야? (아니면 부모님이 그러시던가. 낮잠 문화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지만 늘 시도때도 없이 비가 오는 나라에서만 자라 조금 생경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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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그거 진짜 부럽다! 나도 리암 인형을 갖게 되면 좋을 텐데…. 앞으로도 뽑기가 슬리데린 곰인형만 뱉어내길 기원 좀 해줘. (헤레이스와 켄드릭 인형도 그 옆에 둬 본다.) 출신이라고 봐야지? 그리스에서 태어났어. 한 살 때 이민 와서 기억은 없지만! 그래도 남들 티타임할 때 낮잠 자는 애로 크긴 했지. 억양도 특이하단 이야기를 종종 듣고! 눈치 못 챘어? 아님 상냥하게 묻지 않았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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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양은 느꼈지만... 대뜸 억양이 특이하다고 할 수는 없잖아. 그냥 말 나온 김에 물어본 거야. 기분 나빴어? (나란히 늘여놓은 인형들 보고.) 이제 나랑 네 인형만 손에 넣으면 되겠어. (귀엽다. 조금 부러워 빤히 봤다가 2개인 리암 곰인형 하나 네 품 속에 안겨줘.)

[양도/곰인형(리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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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다고 하면 되지! 난 신경 안 써, 오히려 좋은걸! 아마 집에선 영어를 거의 안 써서 그럴 거야…. (주면 사양하진 않는 성격이다. 냉큼 챙기고는 소리 지른다. "드디어 나에게도 리암 인형이!") 이왕이면 이본이랑 세이지도. 전부 모아서 늘어놓고 말겠어…. 꽤 궁금한 건데, 혹시 미미 인형에는 주근깨도 가득할까? 이 곰인형은 우릴 아는 사람이 만든 건가?

 

아서 펜버 11

오. 그러면 그리스어로? 그거 멋진데... 난 영어밖에 못 해. (이본이랑 세이지를 안 넣었다니, 숫자를 잘못 센 게 틀림없다. 순간 경악해 제 관자놀이쯤 지끈 누르고.. 잊어줘.) 점 같은 것도 표현되어 있는 걸 보면.. 있지 않을까? 궁금한데. 누구 뽑은 사람 없나. (잠깐 고민하더니) 어쩌면... 교장선생님의 취미라던가... (음모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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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에 따른 것일 뿐인데, 뭐! 우리 작은 이모랑 막내 삼촌은 영어를 거의 못하거든. 나 집에 편지 쓰는 것도 실은 영어가 아니야! 왜, 매주 일요일마다 쓰던 거. (본 적 있지 않으냔 투다.) 교장 선생님 상당히 귀여운 취미를… 갖고 계시네. 나야 덕분에 인형을 수집할 수 있으니 만족스럽지만! (음모론을 기정사실화한다.) 확실히 호그와트 교수란 건 취미생활을 편히 즐길 수 있는 직업은 아닌 것 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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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제까지 악필이라 안 읽히는 줄 알았는데? (물론 남의 편지를 읽은 적은 없지만 같은 기숙사를 공유하다보니 스쳐지나갈 때가 있는 법이다. 그럴 때마다 미미 정말 악필이구나 하고 말았다..잠깐 멈춰있더니 부자연스럽게 고개 돌린다.) 음, 그랬구나. 이제서라도 오해를 풀게 되어서 정말 기뻐. (괜히 주르륵 늘여놓은 인형들 자세만 다시 잡아주고.) 취미가 한명에게라도 들키면 저녁쯤에는 다 소문날 것 같아. ...비밀로 해드리자. (멋대로 기정사실화 후 묻어버리는 처리까지. 완벽하다.)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1

내가 아무리 악필이어도 그 정도는 아니거든! (와하하 웃고 만다.) 게다가 요즘엔 발레리 덕분에 어쩌다 보니 글씨 교정까지 하고 있어. (여전히 흉측하지만 말이다. 슬리데린답게 묻는 모습에 동조하며 손뼉이나 친다.) 그래, 호그와트 교수는 희망 직업 목록에서 지우는 게 좋겠어. 이렇게 좁은 곳에서 지낼 수는 없는 노릇이지. 호그와트가 싫단 건 아니지만.

 

아서 펜버 11

그래.. 미미 글씨가 교정되는 게 빠를까, 내가 미미 글씨를 쉽게 읽을 수 있게 되기까지가 빠를까? (아무튼 교정은 좋은 생각인 것 같아. 덧붙이고.) 방학 때 편지를 한 통이라도 더 주고받으려면 말이야, 아무튼 미미의 반듯한 글　솜씨든 내 해독능력이든 둘 중 하나를 미리 키워두는 게 좋겠어. (그러며 혼자 고개 두어 번 끄덕거린다.) 뭐, 소문이 빠른 것도 호그와트의 매력이지... 흠. 다른 희망 직업 목록에는 뭐 있는데? 하고 싶은 거 있어?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1

오, 분명 방학 때 편지를 주고받기로 약속했어? 귀찮다고 미루거나 까먹으면 안 돼? 내가 보기엔 네가 나한테 익숙해지는 게 훨씬 빠를 것 같지만… 일단 노력은 해볼게. 아니면 세상에 ‘해독 마법’ 같은 게 발명되는 게 빠를지도. (이미 있을 수도 있잖아. 고개 주억인다.) 지금까지 영국 총리, 마법부 장관, 탐험가, 장난감가게 사장, 호그와트 교수, 라디오 진행자, 쇼호스트, 아이스크림 가게 사장이 있네! 몇 개 더 있었던 것 같은데, 안 적어두고 살아서 좀 잊었어. 여기서 더 줄일 순 없겠더라. 아, 교수는 빼기로 했지. 아서 넌? 네 하고 싶은 직업 목록도 알려줘 봐.

 

아서 펜버 11

당연하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흠.. 일단 해보고, 영 안되겠다 싶으면 버넛 교수님께 악필-해독 마법은 없냐고 여쭤볼게.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의 글씨를 해독하고 싶어서요, 하고. (줄줄이 이어지는 직업 목록들에 어이없다는 듯 웃고는.) 하나도 연관있게 이어지는 게 없잖아. 아이스크림 가게 사장 매력적이다. (잠깐 고민하다가.) 목록이라고 할 것 까지 없는데... 동물이나 마법 생물이랑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난 마법사니까 아마 마법 생물... 그런데 정확히 뭐가 되고 싶다- 그런 직업은 없단 말이지.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1

내가 아무리 눈썹 휘날리게 바빠도 친우와의 약속은 잊지 않아. (자랑스럽게 가슴 두드린다.) 하지만 꿈이 많은 건 좋다고 들었는걸? 세계 여행을 하다가 마음에 드는 도시를 발견하면 거기서 아이스크림 가게를 열어도 좋겠지. 라디오에서는 내 가게 홍보를 하고…. 넌 특별히 공짜로 줄게, 룸메이트 의리가 있지. 대신 넌 내가 찾아가면 마법 생물 실물들을 소개해주는 거야…. 뭐, 꼭 직업으로 꿈을 가져야 한단 법은 없으니까! 그러고 보니 마법부에도 마법 생물 어쩌고 과가 있다고 들었는데, 거긴 관심 없어?

 

아서 펜버 11

흠. 방학 때 바쁠 예정이야? (휴게실 소파에 편하게 앉는다. 특별히 공짜로 준다는 말에 픽 웃었다가 고개 끄덕여.) 마법 생물... 뭐였더라. 규제였나, 그런 이름의 과였던 것 같아. 예전에 어머니가 면허 발급하면서 뭐라고 말씀하셨는데, 사실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몰라서 말이야. 내가 하고 싶은 건 마법 생물 돌보기 같은 건데, 좀 거리가 있을 것 같아서..... 미미는 졸업하면 머글 세계에서 지낼 것 같아? 세계 여행이라니까..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1

아마도 한가하진 않을걸? 왜, 전에 다니던 학교 친구들하고도 놀아야 하니까. 방학 끝물에는 분명 과제를 벼락치기 하고 있을 테고. (한참 뒤의 일을 예정된 것처럼 말하곤, 소파 밑 바닥에 털썩 주저앉는다.) 그건 생각 안 해봤는데? 그러고 보니 머글 사회나 마법사 사회, 둘 중 어느 걸 택할 거냐고 물어보는 애들이 많더라. 왔다갔다하며 살 수는 없는 거야? 아니면 양쪽으로 연관있는 직업을 가진다든지. 난 둘 다 좋은데! 마법 세계는 특히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은걸. 그러는 아서 넌 머글 사회에 진출해보는 건 생각 안 해봤어?

 

아서 펜버 11

오. 미리 하라고 해도 안 할 거지? (네가 바닥에 주저앉는 거 보고는 한쪽 눈썹만 슥 올린다. 왜 거기 앉는 거야?) 머글 사회에 가면 마법사인 걸 숨겨야 하니까.. 전혀 생각 안 해봤는데. 내가 마법 없이 뭘 할 수 있을까..? 일단 머글 사회도 안 가봤어. (물론 돌아다니며 지나가기는 했다만, 집에서 이동할 때면 매번 플루 가루를 이용하는 탓에 제대로 거리를 돌아다닌 적은 없다.)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1

당연한 말씀! 오, 아서 펜버. 이제 날 파악하기 시작했는데. (그야 소파는 드러눕기에 좁으니까! 등 기대고 다리 쭉 편다.) 음, 들키지만 않으면 그만 아니야? 머글들 몰래 살짝씩 사용하는 건 문제 되지 않을걸. 그리고 한 번도 안 가봤다니! 영국이 이렇게 넓은데 설마 마법사 거리에서만 살았단 소릴 할 생각은 아니지. 진짜? 너무 좁은데!

 

아서 펜버 11

(다리까지 뻗는 것에 황당하다는 듯 내려다봤다가 한숨 쉬듯 웃어넘기고는.) 별로 좁다고 못 느꼈는데... 부모님도 대체로 집 외에 잘 안 나가는 편이고, 해봤자 할아버지 보러 다이애건 앨리? 그마저도 플루 가루 써서 이동하면 되니까. 퀴디치 경기 같은 거 보러 나갈 때도 할아버지가 순간 이동 마법 해주셨어. ... 난 아마 머글 사회 나가면 별 생각 없이 마법 썼다가 잡혀갈 게 분명해. (마법을 몰래 살짝씩이라니, 가족들의 마법을 일상처럼 여겨왔던 제게는 너무 어려운 주문이다. 작게 한숨 쉬고는 –이번에는 진짜 한숨이다- 소파 팔걸이에 턱 괴고.) 근데... 가보고 싶긴 해. 루크나 다른 애들이 하는 얘기 들어보면 재밌어 보여서. (마법 없이는 어떻게 사나 궁금하기도 하고. 덧붙인다.)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1

순간이동 마법! 끝내준다! 우리 그건 언제 수업시간에 배워? 나도 순간이동 하고 싶은데! 그걸 할 줄 알면 통금 시간에 잠깐 나갔다오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닐 거야…. 플루 가루는 또 뭐야? (계속 들어도 모르는 단어 천지다. 고개 소파에 기대서 너 올려다본다.) 다음에 우리 집에 놀러 오는 건? 우리 집은 진짜 완전히 '머글' 사회에 있거든. 네가 들키지 않게 내가 옆에서 도와줄게! 변명거리 만들기엔 재주 있거든.

 

아서 펜버 11

순간이동은 만 17세 넘어야 배울 수 있어. 그리고 미미, 안타깝지만... 호그와트 내에서는 순간이동 안 될걸.. 플루가루는... 음, 벽난로에서 벽난로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루야. 그래서 마법사 집에는 어지간하면 벽난로 하나씩 다 있을걸? (아닐 수도 있고. 일단 우리 집은 있다며 덧붙이고는 그대로 네 얼굴 내려다봤다.) ..... 그거 진짜 좋은 생각인데. 그래도 돼?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1

젠장! 이 학교는 이상한 곳에서 치밀하다니까! (제 허벅지 내려친다. 방금 욕은 못 들은 걸로 해달란 소리 덧붙인다.) 그러고 보니 나 입학할 때 설명하러 온 마법사가 벽난로는 있는데 개통은 안 된… 어쩌고 중얼거린 것도 같다. 내가 성인 마법사가 되면 우리 집에 당장 플루 가루 연결부터 해야지. (머글 태생의 불합리함에 대해 토로하며 눈가 찌푸렸다가, 이내 얼굴 환해진다.) 물론이지! 어떻게 만나는 게 좋지? 네가 우리 집에 바로 찾아올 수 있을 것 같지는 않고… 아마 킹스크로스 역에서 기차를 타야겠는데. (벌써 상상만으로 신이 나는지 목소리가 잔뜩 상기된다.) 다들 반가워할 거야. 아마 사촌들이 너를 놀려주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릴 텐데. 그럼 은근슬쩍 지팡이를 들어 줘. 걔넨 우리가 호그와트 밖에서 마법을 쓰면 안 되는 걸 모를 예정이거든.

 

아서 펜버 11

(젠장-소리에 한쪽 눈썹만 치켜올렸다가 못 들은 걸로 해달란 소리에 찡그리듯 작게 웃었다.) 개통하면 우리 집에도 와. (한마디 하고는) 좋아. 기차 정도는 혼자 탈 수 있어. 런던이면 할아버지한테 부탁드려도 되고.. 사촌들이랑 다 같이 사는 거야? 뭔가.. 미미랑 다들 닮았을 것 같아. (당연한 말이지만, 놀려주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니. 미미가 여러 명... 이런 느낌 상상한다.)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1

그전에도 가면 안 돼? 아, 방법이 까다로우려나. 난 우리 집에 널 초대했는데, 당연히 반대도 있어야지! (뻔뻔스럽게 요구한다.) 와, 내가 데리러 갈 생각이었는데! 뭐, 그건 상황 봐서 결정하자…. 응! 꽤 대가족이지. 사실 아예 같이 산다고 보긴 어려울지도. 울타리 안에 집 네 채가 붙어있는 구조거든. 우리 집, 큰 이모네 집, 작은 이모네 집, 소피아네 집. 닮긴 했는데, 보면 알 거야. 내가 제일 잘생겼어. 넌 사촌들이랑 멀리 지내던가.

 

아서 펜버 11

(턱 괴고 있던 팔꿈치 내리고는 소파 끄트머리에 걸치듯 당겨앉는다.) 데리러 와주면 좋긴 하겠지만. 좀 귀찮지 않겠어? (고개 끄덕이고는, 자기가 제일 잘생겼다는 말에 아하하 웃음 터뜨렸다.) 흠. 그건 직접 보고 판단해 볼게. 진짜 대가족이네. 우린 할아버지랑 큰 아버지네는 런던에 사시는데, 우리 집만 완전 외곽이야. 미미가 오려면... 음... 다이애건 앨리로 와서, 할아버지 가게에서 플루가루 사용해서 오면 되겠다. 준비물 사러 가는 김에 올래? 그쯤이면 밀린 과제 때문에 바쁘려나?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1

내가 뭘 귀찮아하는 거 봤어? 둘이서 오면 같이 기차 여행하는 기분도 날 거야! 호그와트 급행도 같이 타지만, 그건 따지자면 여행보단 등하교니까 예외로 치자고. (내 말을 못 믿는 눈친데? 눈 가늘게 뜬다.) 타이밍 딱 좋네, 동선도 그렇고. 그럼 그렇게 하면 되겠다. 밀린 과제는 어… 네 거 베끼면 안 돼? 안 도와줄 거야?

 

아서 펜버 11

좋아. 기차 여행.. (네 표정에 어깨만 한번 으쓱하고는.) 미리 하면 안 되냐고 물어봤더니, 베끼면 안 되냐고 대답해 주네. (황당하다는 듯 바라보지만 아무리 들어도 농담투다.) 내 과제가 얼마나 괜찮을지는 장담 못 하지만. (역시 결국 입에서 나온 건 허락이야.)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1

여행하면서 뭘 먹을지나 생각해 놔! 바뀔 자신이 없다면 친구를 일찍이 실망시키는 게 더 낫지. (윙크한다.) 장난해? 네가 졸면서 왼손으로 적어도 내가 한 과제보다 나을걸. 안 들키게 적당히 바꿔서 베껴볼게. 내가 그런 실력은 또 뛰어나거든.

 

아서 펜버 11

그것도 머글 학교에서 배워 온 실력이야? 슬슬 미미 네 학교생활이 어땠나 궁금해지기 시작했어... … 아니다, 다 안 것 같기도. (중얼거리듯 덧붙였다.) 개구리 초콜릿 같은 건 안되겠지? 뛰쳐나가면 곤란하니까. 나 친구 집 처음 가 봐.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1

기억을 보여줄 수 있는 기계 같은 게 있다면 좋을 텐데! 그럼 머글 학교 생활이 어떤 느낌인지 너한테 좀 더 잘 알려줄 수 있었을 거야…. 나는 호그와트에서랑 별로 안 달라, 짐작하는 것 같지만. (중얼거림 듣고 답한다.) 나도 마법사 친구는 처음 초대해 봐!!! 밤새도록 침대에서 수다 떨자. … 이런, 지금하고 별반 다를 게 없는데. 내가 상점에서 개구리 초콜릿을 딱 두 번 사봤는데, (당연히 내가 먹을 용도는 아니고 엔야랑 이브 사줬어. 부연한다.) 둘 다 뛰쳐나갔어. 그거 불량 비율이 왜 이렇게 높은 거야?

 

아서 펜버 11

기계는 아니지만 그런게 호그와트 창립 전설에 나오기는 하는데. 펜시브였나.... (진짜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어깨만 한 번 으쓱하고는.) 아하하, 어쩔 수 없지. 그래도 기숙사나 학교가 아니니까 더 재밌을 것 같아. ...일단 뭔가 가져갈 거에서 개구리 초콜릿은 빼는 게 좋겠어.

 

 

 

4학년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4

(휘적휘적 연회장에서 나간다.)

 

아서 펜버 14

미미. 너... 뭐 하게? (다소 수상하다는 투.)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4

통제 시작이군, 벌써! 빗자루에 먼지 좀 털려고. 경기장 한 바퀴 돌아줘야 하지 않겠어. (경기장 방향 손짓한다.) 내가 돌아왔다, 호그와트!

 

아서 펜버 14

통제라니. 지금 통제 완전 망했는데? (그간 매일 누적되는 화려한 기록과 동시에 미미에게 퀴디치를 추천했던 어떤 날 떠올리며 다소 복잡한 표정 했다가.) ... 됐다... 지금이라면 교수님도 안 보시겠지. (기어코 한숨 한 번 내쉬고는 같이 가자는 듯 네 어깨에 손 얹어.)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4

그래도 네 덕에 그 정도 선에서 그친 거지. (낄낄거리며 대꾸한다. 이쯤 되면 표정에서 읽어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빗자루 보관실 향해서 걷는다.) 신입생들한테 온통 관심이 쏠려 있을 때니까. 네 빗자루는 기숙사에 있던가?

 

아서 펜버 14

보관실에. 호그와트 '안'에서 탈 것도 아니고, 기숙사에서 둬봤자... 오자마자 갖다놨지. (어깨에 손 얹어놓은 그대로 걸쳐 어깨동무나 하고 쭉쭉 걷는다.) 그보다 그게 어느 정도에서 그친 거라니 믿기지가 않네..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4

좋아, 두 번 이동할 필욘 없겠군. 이번에도 새 거야? 너희 집 최신형 행진을 고려했을 땐 그러고도 남을 줄 알았는데. (보폭도 맞으니 좋다.) 너 아니었으면 퀴디치 할 생각 안 했을 거고, 그랬담 훈련 시간에 뭐 하고 있었을진 뻔하지. 이빨 달린 프리스비 개조나 하고 있었을걸.

 

아서 펜버 14

올해는 그냥 쓸 생각이었는데, 할아버지께서 선물로 보내주셔서. .. 출근하시는 길에 샀다는데, 졸업할 즘에는 빗자루가 얼마나 쌓일지 좀 두렵다. (이건 좀 재수 없는 얘긴가? 좀 부담스럽긴 해. 덧붙여.) ..... 난 미미 너랑 퀴디치 해서 정말 좋아. 같이 몰이꾼 했어도 재밌었을 텐데. 올해부터 갑자기 키도 크고는.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4

장담하는데 여섯 개는 넘을걸. 재수 없기는? 난 너희 할아버지가 정말 너무 좋다. 안 쓰는 모델이 내 것보다 최신형이면 빌려줘. (진지하게 대답한다.) 키가 큰 건 좋긴 해. 리치가 길어져서 퀴디치 하기에도 편하고, 너나 리암이랑 눈높이도 맞고. 물론 이제 와서 몰이꾼을 하진 않을 것 같지만. 수비수는 역시 쾌감이 덜할 것 같단 말이지…. 내가 또 스포트라이트 중독이라.

 

아서 펜버 14

(네 말에 미묘하게 찌푸리듯 웃었다 조금 뒤늦게야) ..... 네 행보는 어지간히 시선을 즐기지 않는 이상 힘들긴 하지. (리암 걔는 왜 그렇게 쑥쑥 크나 몰라. 중얼거리고는 어느새 도착한 보관실 문이나 연다.) 그래, 기왕이면 네가 쓰는 편이 낫겠다. 사촌들도 호그와트 입학하려면 아직 멀었고, 할아버지 성격에 그때 가면 또 사실 걸. (아직 익숙해지지도 않은 빗자루 꺼내고는.) 참.. 다들 잘 지내시지? 네가 보내는 편지에 나도 안부 편지 한 장 끼워 넣어야 하는 거 아닌가 몰라.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4

분명 그러시겠지. (네 표정 놓치는 일이야 없으나, 여전히 별말 얹지 않는다. 들쑤시지 않는 것은 습관과도 같다.) 매해 꼬박꼬박 보니까, 편지 한 장 정도는 보낼 법도 하긴 하다. 너 나무에서 떨어져서 다쳤다고 하니까 큰이모가 엄청 걱정하던데. 네 얼굴 좋아하시잖아. 아니, 잘생긴 진짜 조카 놔두고 누굴 챙기는 거야? (꿍얼거리며 네가 보관함 닫기 전에 후다닥 제 빗자루도 꺼낸다.) 그래도 나무 타기는 좀 관둬. 아니면 아레스토 모멘텀을 연마하거나.

 

아서 펜버 14

미미 제치고 내가 조카로 들어가야겠다. (농조로 대꾸하지만, 이내 머릿속에서 여러모로 밝고 정신없던 미미네 집-미미가 13명-을 떠올리고 속으로 철회한다. 그러고는 아닌 척.) ... 아무튼, 진짜 한 장 끼워 넣을래. 가짜 조카 역할이라도 해드려야지. (빗자루 잡고 밖으로 나가다가 갑자기 우뚝 멈춰서 뒤돌아.) 미미, 솔직히 내가 너한테 그런 말을 들어야 하나 싶거든? 너 사흘간 병동에 입원했을 때가 생생한데... 뭐, 다음부터는 멀쩡한 디터니 원액을 사다 놓는 걸 잊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은 했어. (요컨대 나무는 다시 타긴 할 거라는 소리다.)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4

미미 펜버와 아서 파블라디스라니, 영 이상하군. 다음에 편지 쓸 때 말할게. (낄낄거린다. 빗자루 올라타서 허공에 30cm 뜬 채로 쳐다본다.) 그건 위대한 모험에 대한 대가였지. 그래서 내가 그때 같이 가자고 했잖아. 너랑 같이 갔으면 그것보단 덜 다쳤을 텐데! 나 사흘간 터너 부인 잔소리 듣느라 죽는 줄 알았다고. 애먼 나무 위에 올라가는 게 왜 그렇게 좋은데?

 

아서 펜버 14

나란히 이틀 입원했겠지. 터너 부인 잔소리는 나도 싫거든? 아까 마주쳤다가 얼굴이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한참 붙잡혀있었어. (뭐, 감사한 일이기는 하지만... 영 떨떠름한 얼굴로, 한 40cm 위로 뜬다.) 하나쯤 마법 없이 하는 취미 있어도 괜찮잖아. 근데 또... 재미없는 건 싫고, 올라가면 빗자루 타는 기분이랑 다르게 높이 보여서 좋다고.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4

그건 힘들었겠는데. 솔직히 흉터 생긴 게 좀 멋있긴 한데도 말이지…. (그제야 속내 털어놓으며 휙 앞장선다. 바람이 시원하다.) 넌 순수 혈통 애가 은근히 비마법적인 구석이 있어. 집은 그렇게 마법식인데도.

 

아서 펜버 14

(먼저 휙 가버리는 뒷모습 황당하다는 듯 봤다가 쭉 따라 속도 높여 따라간다.) 좀 멋있어? 난 솔직히 좀 징그럽다고 생각했는데. (얼굴로 와닿는 바람에, 그나마 속이 좀 편해져 크게 웃고는 앞으로 휘날리는 앞머리가 거슬려 뒤로 쓸어 넘겨버려.) 우리 집은 좀 과하지. 난 다른 마법사 집도 원래 그러는 줄 알았다고. 난 만약에 내가 독립하면 마법 도구 같은 건 적당히 둘 거야..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4

디터니 원액을 잘 챙기는 보통 마법사라면 없을 흉터잖아. 너 무슨 어둠의 마법사 잔당 찾으러 다니는 오러들 같아. (하하! 웃는 소리 낸다.) 다른 애들 집 가도 너희 집만 한 곳이 없긴 하더라. 그런데 벌써 독립할 생각이야? 이유라도 있어?

 

아서 펜버 14

... 안 그래도 사연 있는 노련한 마법사 같다더라. 오러 지원할까? (영 진심은 아닌 듯 가벼운 어투.) 그냥, 요즘 좀 답답해. 울타리 두르고 마법 걸려있어서 동물이며 마법 생물 키우기에는 진짜 좋은데, 어차피 플루 가루 써서 이동하니까 집 구해서 본가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미미 넌 그런 생각 안 해봤어? 너희 가족은 다들 모여 사니까 계속 더럼에서 모여 살려나.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4

관심도 없으면서 빈말은. 넌 사람보단 마법 생물에 애정이 더 많잖아. (어이없다는 듯 웃음 샌다.) 아, 나는 한동안은 더럼에 남지 않을까. 호그와트에 있는 동안은 내내 떨어져 지냈으니까, 소피아한테 효도해야겠단 기특한 생각을… 좀 하는 중이라. 그다음엔 또 모르지. '여기'서 일하게 되면 자꾸 오가는 게 불편할 수도 있을 거고.

 

아서 펜버 14

하긴... 우리가 집에 있는 날보다 호그와트에서 지내는 날이 더 많지. 매주 편지 보내도 적적하시겠다. 그래, 효도 좀 해. (비록 집에 온 식구가 비슷한 성격이라지만, 그거와 별개로 미미는 미미 나름대로 특별할 테니까.) 머글 세계에서 일할 생각도 있고? 너 보면... 진짜 적응 잘 한다는 생각을 해. 머글 가정에서 자랐다가 이쪽에 정 못 붙이는 애들도 있잖아.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4

그럼, 소피아는 날 가장 좋아한다고. (씨익 웃는다.) 아, 가능한 한 여기 있고 싶긴 하지. 너도 있고, 귀염둥이 키티도 있고, 다른 애들도 있고. 적응이 빨라야 했어, 나 같은 경우는 다이애건 앨리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여길 사랑하게 될 줄 알았으니까. 세상에, 프리스비에 이빨이 달린 세계라니… 미미만을 위한 곳이 따로 없지. 뭐, 호그와트 안팎은 다르니까 밖에선 이 정도로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을 거고, 정 그러면 머글 사회에서 일하든지 해야겠지만. 와, 그럼 진짜 아이스크림 가게 열어야겠다.

 

아서 펜버 14

호그와트에서 신입생 빼고 네가 말 걸어보지 않은 애가 어디 있다고. 밖에 나가서도 비슷하지 않을까? 기껏 해봤자 다들 호그와트 졸업생이야. (본인도 제대로 된 사회생활을 해본 건 아니라 괜히 실없는 소리 나 하고는.) 나도 네가 이쪽에서 있으면 좋겠긴 한데, 아이스크림 가게 열면 사촌 동생 데리고 한 번 털러 가야겠다.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4

말 좀 붙였다고 다 친구 먹은 건 아니잖아. 날 대놓고 피하는 애들도 있던데. 내가 무슨 사고뭉치인 줄 알겠어. (맞다.) 어, 말했잖아. 너는 공짜라고. 사실 난 아직 그 둘을 완벽하게 분리해서 생각하는 일이 어렵기도 해. 나부터가 섞인 혼종인데, 하나만 고르라니 어렵지. 머글 사회에서 일해도 연락 잘 될걸. 마법도 들키지 않는 선에서 잘 쓸 거고. …그러다가 들키면 마법부가 잡아가려나?

 

아서 펜버 14

넌 사고뭉치 맞긴 하지. (굳이 되짚어주고.) 머글 앞에서만 조심하면 될 텐데 여기서 계속 마법 쓰다가 안 쓰려면 몸이 근질거리지 않으려나 몰라. ... 모르겠다, 마음 같아서는 다들 이쪽에 있었으면 좋겠어. (그러고는 괜히 빗자루 속력이나 올려)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4

사실 적시도 명예 훼손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 내가 안 했냐. 몸이 근질거리는 건 방학 때만 해도 그런데. 파트라를 아예 책상 위에 봉인해두는 중이야, 요즘 집에 가면. 지팡이만 봐도 무력한 게 속상해서 견딜 수가 있어야지. 넌 좋겠어, 집에서 슬쩍 써도 상관없어서. (부러움 가득한 목소리로 투덜거린다. 따라서 속력 올렸다.) 이러다 졸업식 땐 울겠다, 아티?

 

아서 펜버 14

..... 왜 울어? 난 3살 이후로 울어본 적이 없어. (누가 봐도 거짓말이다. 괜히 고개만 꼿꼿이 하고 경치 보는 척 먼 산 봐.)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4

이게 무슨 소리지? (이게 무슨 소리지?) 너 작년에 무슨 강아지가 일찍 죽는 소설 보고서도 눈물 훔치는 거 내가 봤는데.

 

아서 펜버 14

그건 너무 슬펐다고. (순간 즉각적으로 대답하고, 이미 망했다 싶은지 –그냥 말 꺼낼 때부터 망했다-) 어떻게 책 3분의 1이 끝내기도 전에 애지중지 키우는 강아지를 죽이는데? 작가 감정 상태에 문제가 있다고 봐. (말 끝내고는 급하강해서 내려간다.)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4

감수성이 그렇게 풍부한 건 너밖에 없다니까! 어디서 금방 들킬 거짓말을 해? (뒤통수에 대고 깔깔 웃는다. 덕분에 빗자루가 한 번 크게 휘청였다가, 지상으로 살랑살랑 내려앉는다.) 삼 년간 같은 방 쓴 나를 우습게 아는 거지. 넌 나한테 비밀 만들 생각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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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네 외침 무시하고, 다소 거칠게 지상에 착지한 후에 잠깐 기다려.) 안 그래도 호그와트에 너무 정들었다는 생각은 해. 졸업하기 전에 정 좀 떼야겠어, 졸업식날에 탈수 안 오려면. (농담 반 진담 반. 빗자루 수직으로 잡아들고.) 어디서 거짓말 강의 같은 거 안 해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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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그럴 필요 있어? 내가 졸업식 날 물병 잘 챙겨갈게. 여차하면 아구아멘티도 가능하고. 나는 몰라도 넌 학창시절 친구가 우리뿐인데, 좀 더 소중히 대해주도록 해. (장난스럽게 야유한다.) 레질리먼시를 익히는 방법은 있지. 꿈도 못 꾸게 어려운 마법이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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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법에 그 정도 재능은 없을 것 같은데, 있어도 뭔가... 남 기분을 그렇게 잘 읽고 싶진 않네. (영 내키지 않는 표정 했다가, 뒤늦게 네 팔 쿡 찌른다.) 근데 뭐? 내가 너희밖에 친구가 없는 줄 알아? (잠깐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이야.) ......... 굳이 호그와트 아니어도 친구 많아서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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찝찝할 수도 있으려나? 난 그래도 능력 되면 배우고 싶은데. 여러모로 엄청나게 유용할 것 같고. (쿡 찔린다.) 아, 그런데 걔네랑 요즘 예전 같진 않아. 방학 때 만나도 별로 할 얘기가 없더라. 학교 얘기라고 해봐야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거의 옛날이야기만 묽은 수프처럼 끓이고 또 끓이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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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그렇게 생각하면 그냥 머글 사회로 돌아가려는 애들은 가족 아니면 친한 사이도 그다지 없겠다. (어? 그건 생각해 본 적 없는 문제라 뭐라도 깨달은 얼굴 되었다가 빗자루 대충 어깨에 걸치듯 든다. 더 돌 생각은 없지? 묻고.) 나라면 사람 사이에서 내가 말을 안 해도 나를 너무 잘 알고 있으면 기분 나쁠 것 같아. 동물 마음 읽기, 동물 언어 읽기 이런 건 혹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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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아마도? 머글 태생 나름의 고충이 있다 이거지. 친구야 다시 사귀면 그만, 할 이야기 없으면 새로 사고 치면 그만이긴 하지만. 어쨌든 마법이 내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꽤… 크단 소리. (빗자루 보관함까지 돌아가는 길에도 옆으로 비스듬히 앉아서 저공 비행한다. 응, 대답한다.) 나도 당하는 쪽이 되고 싶단 건 아녔어. 오, 누가 내 생각을 읽는다니. 그럼 내가 외워둔 호그와트 비밀 통로까지 전부 가져다 바치는 셈이잖아, 그건 안 될 말씀이야. 너무 친한 사이라 눈빛만 마주쳐도 통하는 그런 거 빼고. …동물 마음 읽는 마법 어디 없나? 생기면 키티한테 날 얼마나 좋아하는지 좀 물어봐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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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돌아가는 애들이 있는 거구나. (네 대답에 그대로 보관함 향해 걸으면서 작게 중얼거렸다. 보관함 문 열고 네 쪽 돌아봐.) 그래도 만점이 10이면 7 정도는 좋아하지 않겠어? 가끔 네 다리에 무턱대고 머리 들이대는 거 보면 꽤 반기는 것 같던데. 걔도 사실상 태어나서 제일 많이 본 인간이 나랑, 그다음이 너랑 리암이잖아. (그러고는 마저 제 빗자루 잘 정리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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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잖아. 새로운 세계에 매료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평생을 이유 모를 그리움에 빠져 사는 사람도 있겠지. 예를 들자면 소피아는 전자였고 우리 할아버진 후자여서 헤어진 거고. (조부모의 이야기 아무렇지 않게 예시로 든다. 진짜 아무 생각 없어 보인다.) 네가 머글 세계에서 7년쯤 기숙학교를 다닌다고 생각해봐도 좋고. (그제야 빗자루에서 내려와 보관함에 던져넣는다. 골인! 빗자루대가 핑그르르 돈다.) 7이면 O도 아니고 E 아니야? 좀 짜네, 내가 맨날 너 없을 때 간식도 챙겨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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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사까지 끌어들인 예시에도 그리 와닿지 않는지, 표정 변화가 없다가 ‘머글학교에서 기숙학교 7년’에 미간까지 찌푸려가며 심각한 표정 된다.) 머글 세계에서 부모님도 없이 지내기라니,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이야기인데 갑자기 이해가 확 되네. (와, 미미한테 잘 해줘야겠다.- 생각만 하고, 몰래 간식 챙겨줬단 얘기에 괜히 네 팔 툭 쳤다가.) 어쩐지, 유독 사료 안 먹는 날이... ... 없었는데? 사료 양을 늘려야 하나? (마저 보관함 문 닫아버리고는 우뚝 멈춰서 갑자기 사료 양 기억 속에서 되짚어본다. 체구 정량에 비해 넉넉히 주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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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너한테 특출난 ‘머글 재주’가 있어서 기숙학교에서 전화가 온 거야. 입학하라고. 난 룸메이트인 순수혈통 머글이겠네. (낄낄거린다. “그래도 안 돌아갈 거야?” 묻는다.) 솔직히 키티 너무 먹성이 좋아. 걔 요즘 좀 살찌지 않았어? 귀여워서 간식 안 줄 순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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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가 마법사 출신 머글이다? (그거 스큅이잖아. 따라 웃기는 하는데 영 시원찮은 웃음. ‘나라도 돌아가겠다.’ 대꾸하고.) 살이 아니라 덩치라니까. 원래 그만큼 큰데도. 너도 키티 엄마 봤잖아. (다소 단호한 어투로 말하지만 키티는 올해 방학 즈음 엄마보다 아주 조금 더 커졌다.) 기숙사 가서 뱃살 봐봐. 진짜 뱃살은 없다니까? 다 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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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큅. 하여간 마법사들은 발음 이상한 단어를 지어내는 재주가 있다니까. 그렇게까지 별로야? (따라 입안에서 발음한다.) 보고 온 지 벌써 좀 지나서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네. 잘 모르겠다. 키티가 더 크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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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라. 걔 아직 아기야.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는데, 아무튼 단호하게 말한다. 아직 성장기이긴 하니까 아주 틀린 말도 아니긴 해.) 우리 집 사람들 다 마법사인데 나 혼자 스큅이라면 별로 정도가 아니라 솔직히 힘들 것 같은데. 내 요람 위 모빌은 단 한 번도 바람이나 부모님 손길에 의해서 흔들린 적 없다고. (태어나 눈을 떴을 적부터 지금까지 마법으로 꽉 찬 집에서 자랐단 소리다. 어릴 적 마법사로서의 재능이 제대로 발현되기 전까지 난 언제 마법 쓸 수 있어? 하고는 물어도, 단 한 번도 마법사가 되지 못할 거라고는 상상해 본 적 없다. 다시 네 쪽 돌아보고.) 기숙사 돌아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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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이지만 나 네 룸메이트 4년 차거든. 키티가 청소년이면 몰라도 아기가 아닌 건 나도 안다. (코웃음 친다.) 혼자 특수하단 건 다른 말로 특별하단 소린데 말이지. 마법 없이 사는 것도 그렇게 어렵진 않아…. 기계 기술로 돌아가는 자동 모빌도 나올 때가 됐을걸. 뭐, 됐어. 머글 태생 마법사랑 마법사 태생 스큅이 온전히 대응하는 개념도 아니니까. (가볍게 화제 돌린다.) 응, 첫날부터 통금 외출은 좀 과도하지? 나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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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다고? 납득한 표정은 아니지만, 네가 화제 돌리자 그대로 고개 끄덕이고는 기숙사 방향으로 가려다가 멈춰.) 왜? 너... 결국 그거 들켰어? 다른 기숙사에도?? (기숙사 안에서 알음알음 전해지는 ... ‘꿀술’ 소동 떠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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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거? (찔릴 게 하도 많아서 원. 때려 맞춘다.) 아, 꿀술? 아니… 은근히 알고 있는 애들이 있더라니까? 어디서 소문이 퍼진 건지 모르겠어. 릴리도 알더라. 후플푸프랑 친한 슬리데린들을 다 조사해봐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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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그래도 교수님한테 안 들어가서 다행이지. 릴리면 교수님한테도 이를 것 같지도 않고. 누군지 몰라도 슬리데린으로서의 형제애가 없네. (...) 그나저나 사고 안 치는 미미 파블라디스라니 상상이 안 가. 사고... 안 치면 뭐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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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들한테 들켰다간 그거 감점으로 안 끝나겠지? 징계 확정이다. 누군지 몰라도 더는 떠벌리지 않길. (어깨 으쓱인다.) 어… 평범하게… 프리스비 개조를 한다거나. (….) 이것도 사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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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조해서 호그와트에 뿌리지만 않는다면 괜찮을지도.... (사고 치는 걸 그만둘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지 그다지 진지한 어투는 아니다. 기숙사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가고.) 그럼 앞으로 사고 치는 시간 대신에 공부나 과제라도 더 하는 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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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조해서 팔려고 했는데. (…. 타고난 성미는 어쩌지 못하는 걸까?) 날 과대평가하는구나. 드디어 내게 과제 보여주는 일에 질린 거야? 내가 도서관에 엉덩일 붙이고 앉아있는 꼴이 잘 상상이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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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부 장관도 네 장래희망 리스트에 있잖아. 그러려면 보통 성적으로는 못 할걸? 시험지까지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 근데 나도 상상이 안 가긴 해. 지금까지 꾸준히 해 온 게 있는데... 아마 도서관을 이용하는 모든 애들이 들어오다가 여기가 도서관 맞는지 다시 확인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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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 사법부 기준으로 E 다섯 개. 난 그렇게까진 도무지 못할 것 같은데. 마법부 장관도 인기투표로 뽑으면 안 되나. (눈알 굴린다.) …하루에 10분 정도면 해볼게.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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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을 위해서 도서관 있는 층까지 오른다니, 일단 퀴디치 체력 훈련은 걱정 없겠다. 내가 봐줄 수 있는 것만이면 기숙사에서 봐줄게. 다른 건... 내가 볼 때는 슬리데린 애들 하나씩 잡으면 해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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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과목이나 과외를 하라고? 그냥 울어야겠다…. 신비한 동물 돌보기는 사실 네 옆에만 있어도 공기 중으로 학습되는 것 같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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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과외 받을 수 있다는 게 어디야, 슬리데린만한데 없다. (물론 다른 친구들은 해준다고 말 안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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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 꾸고~ 잘 자! (슬그머니 기숙사 반대 방향으로 사라지는 뻘건 뒤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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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기숙사 가려다가 이상하게 안 보이는 붉은 머리에 저벅저벅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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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혹시 너도 따돌려야 하니? (뻔뻔하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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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메이트가 ‘화장실 청소’를 하게 될까 봐 친히 데리러 와줬는데, 날 따돌린다고? (핀잔주듯 말하고는 이내.) ... 어디 가는데? 안 들킬 만한 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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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런 날씨에는 웬만하면 안 들킬 거고, 걸리면 화장실 청소로는 안 끝나는 곳. (금지된 숲 방향 턱짓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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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된 숲? 하.... (안 된다고 말해야 하는데 무심코.) 거기 유니콘 산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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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하지? 같이 갈래? 그렇게 깊이는 아니고, 입구 정도만이라도… 유니콘 실물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흔치 않다. 잘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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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쩍 혼자 팔짱 끼고는.) ..... 어느 정도로 들어가야 ‘퇴학’까지는 면할까? 입구 정도면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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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까지는 완전 안전하지. 아마 '화장실 청소하기'랑 '반성문 쓰기' 정도면 될 거다. (전문가처럼 징계 예측한다. 망토 잡고 우산 안쪽으로 잡아당긴다.) 슬쩍 다녀오자. 이렇게 우중충한 날 아니면 짤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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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콘이 보고 싶어서 가는 건 아냐. 다음 신비한 마법 생물 돌보기 수업 때도 만날 수 있다고. (네 우산 아래로 들어가 슬쩍 걸음 옮기고.) ... 새끼 유니콘이 그렇게 귀엽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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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다루지도 않을걸. 기껏해야 교과서에 적힌 걸 읽거나, 운이 좋으면 멀리서 슬쩍 보고 말겠지. 걔네 남자는 별로 안 좋아한다며. 우린 그러다가 다시 폭탄 꼬리 스크루트를 산책시키게 될 거고. (사이좋게 나눠 쓰고 걸었다. 걸음걸이가 은밀함을 가장한다.) 수업 시간에 진짜 다루면 유니콘 털이나 좀 훔치면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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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진짜 데려오시면, 데리고 나간 길 잘 뒤져봐. 어쩌면 털 좀 흩날리고 갔을 수도 있지. (통금시간 다 되어 나돌아다니자니 어째 걸음걸이가 어색하다. 최대한 조용히 걷지만 어정쩡하게 너 따라가며 작게.) 뭐에 쓰게? 지팡이라도 만들 건 아니겠고, 팔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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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팔아야지. 지팡이 새로 만들었다가 우리 파트라를 속상하게 만들 일 있어? 유니콘 털이 그렇게 잘 팔린다며? 마법약 재료랬나, 뭐랬나…. 틈틈이 모아서 여행 비용에 보태야지. (어깨 으쓱인다. 금지된 숲에 가까워질수록 빗줄기가 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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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짜 지팡이에 이름까지 다 붙이는 애는 처음 본다. (‘파트라’ 이름은 종종 들어왔지만... 좀 웃기다고 생각한다. 거세지는 빗줄기에 네 손잡이 위 우산대 따라잡고.) 여행 계획이라도 있어? 아니면 탐험? (그 많은 ‘희망 직업 목록’ 중 탐험가 떠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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얜 내가 여기 와서 처음으로 갖게 된 내 마법 물건이라고. 당연히 이름 붙여줘야지. 널 포함한 다른 애들이 너무 무심한 거야. (물론 그 소중한 파트라 양은 지금도 엉덩이에 아무렇게나 꽂혀있다.) 둘 다! 살면서 세계 여행 한 번쯤은 해줘야 하지 않겠어? 고작 영국에만 있기에는 내가 너무 그릇이 크다. (그러다가 문득 저 멀리서 랜턴 불빛이 보이면 목소리 죽인다.) 뭐지? 베이커 씬가? 왜 지금 순찰하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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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마법사 수명보다도 더 오래 살아야 할 것 같아. 인생이 너무 바쁜데. (14살 인생 짧게 살면서 이렇게 바쁘고, 정신없고, 요란한 계획을 본 적이 없다. 여러모로 제 친구가 참 별나단 생각하고 있다가 뒤늦게 네 말에 따라 목소리 완전 낮추고.) ... 와. 이 날씨에... 부지런하신데? (급한 대로 자세 낮춰 살핀다.) ... 어떡해? (통금 시간에 돌아다닌 적이 없는 사람이라. 옆의 전문가한테 다 떠맡기고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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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마법사가 그렇게 오래 사는 줄 몰랐어. 평균 수명이 150이라니, 과장 보태서 머글의 세 배 아니야? 난 그래서 계획도 세 배 더 늘려야 하는 게 아닌지 최근 고민하고 있었는데…. (같이 몸 옹송그린다. 속닥댄다.) 진짜 필요 이상으로 부지런하시네. 뭘 어떡해, 너 투명 마법 같은 거 할 줄 모르지? 그럼 안 들키고 지나가시길 빌다가, 만약에 걸리면 냅다 기숙사로 튀어야지. (드물게 십자성호 긋는다.) 빨리 뛰면 안 잡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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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빌다가 들키면 튄다? 어이없다는 듯 쳐다봤다가 걸음 옮기시는 듯 휘적거리는 불빛에 아예 쪼그려 앉고.) 난 뭐 네가 안 들킬 거라 그러기에 믿는 구석이라도 있나 했다... (믿는 게 제 몸이었나... 따라나온 본인도 그냥 웃기고... 비 오는 날에 이러고 있자니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다 나온다. 애써 이 꽉 문 어투로...) 진짜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음 나와.. 가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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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구석이 없긴 왜 없어? 퀴디치 선수씩이나 되는 우리 둘의 몸을 믿는 거지. (뻔뻔스럽게 대꾸한다. 잠시 눈치 본다.) 화난 건 아니지? 잠시만…

[YN] (베이커 씨는 우산 뒤에 쪼그려 앉은 4학년 남학생 둘을 발견했을까?)

 

SYSTEM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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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다. 튀어!!!!! (우산 내던지고 아서 손목 붙잡는다. 그대로 뒤돌아서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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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붙잡혀서 달린다. 달리는 내내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하고 풀네임을 부르고 싶다가도 –물론 참았다. 베이커 씨가 들으실까 봐- 애초에 괜히 혹한 제 잘못이다 싶기도. 랜턴 빛이 아주 멀어져 희미하게 보일 때쯤 적당히 빈 교실에 숨고 나서야 뒤늦게 또 어이없음이 몰려와.) ..... (네 얼굴 한 번 봤다가 한숨 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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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마법으로 문 잠그고 숨 몰아쉰다. 빗속에서 질주한 덕분에 쫄딱 젖은 채다. 슬쩍 눈치 본다.) 아티, 화났어? 아니지? 아, 원래 내가 이렇게 운이 없진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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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거슬리는 앞머리가 축축하게 젖어 얼굴에 달라붙자 싹 뒤로 넘겨버린다.) 누가 아티야? (사실 다 본인 책임 자업자득이고 화도 안 났다. 그냥 ‘왜 갑자기 애칭이지’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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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양이라도 떨려는 시도였는지 눈알 굴리기나 한다.) 으응, 우리 사이에 애칭 정도 부를 수도 있지. 이런 '조그마한 실패' 정도는 용서할 수도 있는 사이고. 그렇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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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대꾸없이 로브 벗어서 안쪽 주머니에서 지팡이 꺼내고, 교실 책상 위로 올린다. 네 쪽에 지팡이 휘둘러 따뜻한 바람- 마법 주문 외고는.) 금지된 숲 들어가기도 실패했지만 퇴학도 면했으니까 됐어. 미미 너, 사고는 꾸준하게 치면서 이런 건 신경쓰더라. (가끔 호그와트에 울려퍼지는 가벼운 ‘미안해’ 소리 떠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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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그렇지? 하하! 우리 아서가 아량이 넓다니까? 그릇이 커, 응. (호들갑 떨며 웃는다. 그제야 재킷 벗어서 바람에 말린다.) 그치만~ 다 재밌으라고 하는 거잖아. 게다가 너는 나한테 오죽 중요해? 사이가 틀어지면 곤란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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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룸메이트인데 사이 안 좋으면 성가시지. (셔츠 깃 근처로 축축해진 넥타이도 만져보더니 풀어다 로브 옆에 놓고 바람에 말린다.) ... 다 말리고 다시 해야겠다. 베이커 씨 순찰 계속하시나? (우리 언제 들어갈 수 있는 거지. 하는 눈으로 바라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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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메이트보단… 절친인 걸로 하자. 난 좋아하는 사람들한테 미움받는 건 못 견뎌. (히죽 웃는다.) 아니, 보통 정원이 가장 마지막 코스야. 관리실로 돌아가시는 길만 피하면 될걸. 지하감옥 가는 계단…이 좀 위험하려나? 어차피 옷 말리는 데도 시간은 걸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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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생각지도 못한 걸 들었다는 듯 작게 놀랐다가.) .. 내가 널 미워하게 될 일은 없을 것 같은데, 그런 것 때문에 미움받았으면 진작 그랬지. (무심코 작게 한숨 쉬더니 화제라도 돌리듯 덧붙여.) 조금만 더 있다가 몰래 돌아가자. ... 내일 감기라도 걸리면 큰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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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응, 그런가. 그런데 요즘 느끼는 건데, 생각보다 누굴 미워할 때 많은 이유가 필요하진 않더라고. (머리카락 묶고 있던 끈 푼다.) 그럼 둘이 서로 껴안은 채로 터너 부인 뵈러 가는 거지. 리암한테 병간호를 기대할 순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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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한테 맡겼다가는 셋이서 터너 부인을 찾게 될 것 같은데. (...) 어쩌다 감기 걸렸냐고 물어보시면 잔디밭에서 좀 굴렀다고 해야겠다. 너 자주 그러잖아. (지팡이 다시 들고는.) 앉아, 머리라도 좀 말려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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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른 게 아니라 누워서 사색을 즐긴 거야. 뭇어른들이 그러듯이. 아주 멋진 취미지. (의자에 거꾸로 앉고서 눈 반쯤 감는다. 잠시 틈. 뜬금없는 소리 한다.) 얼른 크고 싶다. 마법사들은 열일곱만 되어도 성인인데, 왜 이렇게 시간이 안 흐르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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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그래. (건성으로 대답하고는 얼굴에 바람 안 가게 조심히 머리나 말려준다. 어째 조심히 ‘털’ 아니 머리 말리는 게 익숙해...) ...왜? 난 아직 좀 덜 크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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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련된 손길에 안락해진다…. 이게 키티의 기분인가?) 지금이어야 할 것 같거든. 그냥 마음이 조급해. 성격이 급해서 그런가 봐. 빨리 승인받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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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련된 손길은 다 집중에서 나오는 법이다... 집중한다고 미간 찌푸려가며 말려주다가.) 바쁘네. 입학 때는 순식간에 적응한다고 바쁘더니, 벌써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고? 네 목표는 어디에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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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해봐야 알겠는데. 진짜 마법부 장관 정도는 해야 하나…. 뭘 해야 마법사로 성공했다고 자랑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한쪽 눈만 뜨고.) 아니다, 네 목표는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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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한 직업에 마법부 장관만 한 게 없긴 하지. 난 목표라고 할 만한 건 없는데, 그냥 지금처럼 사는 거? 부모님이나... 다른 가족들처럼. 평범한 마법사 정도. (평범하기보다는 별다른 흠 없이 이상적이다에 가깝지만, 원래 나고 자란 환경에 대해서 그 당사자는 무지한 법이다. 네 머리 만져보더니 대강 말랐다 싶은지 한 번 헝클여 트리고는 지팡이 옆에 내려놔.) 아무튼, 슬슬 철들 때가 되긴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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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평범해도 마법사인 걸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테니까. 그래서 그래. (기지개 쭈욱 편다. 벗어뒀던 재킷 걸친다.) 그럼 통금 후 외출은 적당히 해야겠네. 아, 금지된 숲은 언제 들어가보나 몰라.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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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나랑 데이트할 기회를 준다. 어디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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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허니듀크스? 가서 나도 개구리 초콜릿이나 하나 사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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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도 개구리 초콜릿 좀 살까 봐. 미미 카드 나오는 건 봐야지. …카드만 갖고 초콜릿은 너 줘도 돼? (가자는 듯 턱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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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인형에 이어 모을 게 하나 더 생겼네. (고개 끄덕이고는 걸음 옮긴다.) 근데 곰인형은 그냥 포기할까 봐. 진짜 어지간히 안 나오더라.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4

안 돼!!! 나 진짜 네 인형은 꼭 구하고 말 거야…. 정 안 되면 애들한테 웃돈을 줘서라도. (이상한 승부욕에 불탄다. 곧 허니듀크다.) 와우, 들어가기 전부터 단 냄새가 장난이 아닌데. 이건 뭐지?

[허니듀크스]

 

SYSTEM

폭발하는 봉봉 사탕: 2 갈레온. 코코아와 코코넛이 든 입안에서 펑펑 터지는 사탕.

 

아서 펜버 14

내가 내 인형 나오면 너 줄게. (허니듀크스 들어간다. 폭발하는 봉봉 사탕 하나 들고.) 오. ... 나 이거 옛날에 시몬한테 권해봤다가 마법사들 취향 독특하다는 얘기 들었었는데. (추억이네. 작게 중얼거리고는 하나 챙긴다.) 사다 줘야지.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4

넌 네 인형 관심 없어? 난 미미 인형 뽑으면 침대 위에 둘 건데. (자기애가 과도하다.) 걘 마법사 아니래? 봉봉 사탕을 어떻게 안 좋아할 수 있어? 좀 단 게 흠이긴 하지만.

 

아서 펜버 14

그냥 너네 인형이랑 모으는 김에 같이 놓으면 좋겠다 싶은 거지. 나만 스스로 따돌릴 수는 없잖아. (실없는 소리 나..) 지금은 또 모르지, 진짜 옛날이라... 입학 초? 그때 너네 둘 다 퀴디치 얘기 꺼내니까 나란히 축구 소리 나 하던 때.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4

그래, 내 인형이 있는데 옆에 네가 없는 것도 좀 이상해. 슬리데린이 대단히 잘못될 것 같다고. (똑같은 투다.) 그게 다~ 머글 출신 애가 마법사가 되어가는 과정인 거지. 요즘엔 나도 축구보단 퀴디치를 더 많이 봐. 음, 나도 사줄 거야? 미미는 박하 맛 도깨비 먹고 싶은데.

 

아서 펜버 14

마법사는 입학 안내 나올 때부터 증명된 거고. 그나저나 너... 슬슬 ‘미미’라는 호칭이 좀 버거워지고 있는 것 같은데? 네 키와 나이에 너무 깜찍한 호칭 아냐? (말은 그렇게 해도 박하 맛 도깨비 담는다.)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4

넌 그렇게 느끼는지 몰라도, 나한테 마법사란 건 일종의 자격증 같거든. (툴툴댄다.) 너 지금 내가 깜찍하지 않단 거야? 난 2m가 되어도 귀여울 텐데?

 

아서 펜버 14

(자격증? 잘 모르겠다는 듯 고개 갸웃거렸다가 네 말 뒤로한 채 계산이나 먼저 한다. 박하 맛 도깨비 안겨주고.) ..... 만약 나라면 2m까지 크고 나면, 미미라고 안 불리고 싶을 것 같아. (깜찍하다 뭐 하다는 굳이 대답조차 하지 않아.)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4

(도깨비 씹는다. 귀에서 나오는 연기 즐겼다.) 아티라고 불리는 건 좋지? 난 네가 2m까지 커도 그렇게 부를 텐데. 그래도 너무 크진 마. 한참 올려다보려면 섭섭할 것 같아.

 

 

 

7학년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신입생들에게 인사하길 잠깐, 테이블 돌아다니면서 빵 집어 먹는다.)

 

아서 펜버 17

(신입생 몇몇 붙잡고 추가 안내사항 전달하다가 익숙한 목소리에 흘긋 봤다. 마저 안내 마치고는 멀찍이서 손짓해.)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휘적휘적 금세 가까워진다.) 반장 바쁘신 줄 알았더니. 이제 다 끝났어?

 

아서 펜버 17

한번 말했으면 됐겠지. (어차피 큰 기대는 없고 또 물어보면 그때 알려줘야지 하고 있다. 그보다는 이쪽에 정신 팔려있어.) 우리 할 얘기가 좀 있는 것 같은데, 미미.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경험담인데, 한 번으로는 절대 못 알아들어. (문장 끝 늘어지는 게, 좀처럼 화제 넘기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화낼 거면 미리 말해. 마음의 준비 좀 하게.

 

아서 펜버 17

..... 마음의 준비는 급행열차 안에서 충분히 했겠지. (말없이 바라만 보다가 덤덤한 어투로 대꾸한다. 막상 본인은 반장 객실이며 신입생 안내며 정신이 없어서 뭐라 말 고를 시간도 없었던 탓에 잠시 정적...) ...... 그러니까, 너 할아버지랑 편지를 ‘주고’ ‘받은’ 거야?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한편 이쪽은 인생에서 가장 적막한 등굣길을 겪고 온 참이다.) …‘주고’ ‘받았지.’ 네가 답장을 도통 안 하잖아. 자주는 아니고 몇 번 정도, 그냥 네가 잘 지낸단 이야기 했어. 좋아하시던데.

 

아서 펜버 17

(적어도 한 번 이상은 오갔다는 소리인데, 제가 아는 한에서는 더더욱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얼굴만 찌푸린다. 또 한참 말이 없다가 황당하다는 듯 헛웃음 내뱉고는.) ..... 네가 그걸 왜 하는데? 내가 답장을 안 보낸다고, 네가 왜 편지를 보내? (본인이 정말 황당해하는 장본인, 정작 질문을 들어야 할 사람은 여기에 없기에 애꿎은 미미한테나 성질이다.)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나 너희 할아버지 좋아하잖아. 예쁘게 굴고 싶은 마음이… 좀 있지. 어렸을 때처럼 오가며 뵐 수 있는 상황도 아닌데, 그 정도는. (시선 멀리 회피해서 연회장의 촛불 근처를 머물다가, 돌아온다.) ……설마 진짜 절연이라도 생각하던 거였어? 아니, 왜?

 

아서 펜버 17

(대단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지만 맥빠져 한숨만 깊게 내쉰다. 더 뭐라 할 마음도 안 들어 말없이 네 얼굴만 물끄러미 보다가.) 남의 집.....아니, 됐다. 올해는 보내지 마. 내가 알아서 할게. 그리고 절연 같은 것도 아냐. (가족인데 어떻게 연을 끊냐... 작게 중얼거리며 괜히 얼굴만 문지른다.) ... 내가 신경 써줘서 고맙다고 할 타이밍인가? (이전보다는 풀어진 투인데, 빈정거리는지 단순 농담조인지.)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남의 집이라고 선 그으면 섭섭해~ 내가 너희 집에 드나든 게 벌써 6년째인데. 그리고 할아버지는 네 편지 기다리고 계실걸. 네가 답장한다고 약속하면 안 할게. 절연도 아니라면서! (어조가 부드러워진 것 눈치채곤 눈 접어가며 아양 떤다. 비아냥인지 농담인지 모를 말도 가볍게 흘린다.) 별말씀을. 네가 친구를 잘 둔 덕이지.

 

아서 펜버 17

(하여간에 상황 파악 한 번 빠르다. 귀염성이랑은 거리가 먼 체구인데도- 가면 갈수록 발전하는 처세술에 결국 헛웃음...) 넌... 진짜 어디 내놔도 잘 살 거야... 이제 남은 방학도 없어서 섭섭해서 어떡한데. 플루가루 설치한다고 해도 학교 다닐 때처럼 정기적으로 보지는 못할 것 같기도 하고. (끝내 약속한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칭찬으로 듣지. 어… 너 일단은 마법 정부 지원할 거잖아. 나도 그렇고. 둘 다 취업한다는 가정 하지만, 종종 볼 수 있지 않을까? 퇴근 후에 자주 만나줘. 솔직히 7년씩 붙어있는데, 너 없이 잠들 생각하니까 그것부터 이상하다. (팔 문지른다.) 그래서, 진짜 상담하지 않을 테야? 애초에 왜 그렇게 편지를 피하는 건데?

 

아서 펜버 17

아. ... 그걸 생각 못 했네. 가끔 다들 졸업하면 못 볼 사람처럼 느껴진단 말이지... 아직 잘 안 와닿아서 그런가. 장담하건대 더럼 집에서 다니면 내 빈자리 느낄 새도 없을걸. 잘 때는 곰인형이나 데리고 자. (기어코 다시 돌아온 화제에 한숨 쉬며 연회장 천장이나 잠깐 바라본다.) 피하는 게 아니고 내키지 않는 것뿐이야. 그냥 사소한..... 넌 소피아랑 한 번도 싸워본 적 없어?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휘발되듯 사라지는 애들도 있을걸. 머글 사회로 간다든지. 그 둘이 완벽하게 구분 지어진다는 데엔 아직도 동의 못하지만, 솔직히 그쪽이 훨씬 넓잖아. 신경 써서 연락하지 않으면 찾기도 어려울 거야. 하… 아티 곰인형에게 밤에 같이 수다 떨어주다가, 이만 자라고 핀잔하는 기능은 아직 없는데. 일단은 걔로 만족하는 수밖에 없나? (농담한다.) 내가 소피아에게 일방적으로 혼나본 적은 많지. 그걸 싸움이라고 부르진 않는 것 같은데…. 아, 몇 년 전에 딱 한 번 있다. 내가 예언자 일보 좀 그만 보란 소리를 해서. 정당하게 싸우고 내가 졌지. 교수 말재주를 어떻게 이겨?

 

아서 펜버 17

...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같이 보낸 7년이 사라지는 것 같아 좀 속상하네. (이거 너무 감상적인가? 괜히 네 어깨나 툭 친다.) 됐어, 생각해 보니까 직장마저 같으면 방학 때나 그렇게 다를 것도 없겠다. 가끔 놀러 가지, 뭐. (어째 혼나는 모습이 눈에 선해 웃고 만다.) 하여간에 마법 좋아하신다니까... 그러고 보니 요즘 분위기는 아셔? 솔직히 좋진 않잖아. (이런 얘기를 직접 꺼내는 편도 아니라 평소에는 안 했는데, 생각난 김에 물어.)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은근히 정이 많다니까. 역시 졸업식 전에 옴니큘러 사두려고. 너 120% 울 것 같아. (툭 맞으면서도 웃는다.) 어, 싸웠을 때 내가 졌다고 했잖아. 요즘도 예언자 일보를 구독해서 읽거든…. 물론 엄마 아빠한테는 보여주지 않는 게 조건이었어. 내가 특별히 말을 더 얹지는 않는 편이지만, 대충 짐작은 다 하겠지. 별말은 안 해. 돌아오라고 말해도 내가 안 돌아올 걸 소피아도 알겠지. 내가 누굴 닮았는데. (어깨 으쓱인다.) 아무튼 교훈은, 일단 툭 터놓고 말하다 보면 의외로 말이 통할지도 모른단 거지. 서로 이해할 수도 있고.

 

아서 펜버 17

내가 우나 봐라. (얘 얄미워서라도 절대 안 울고 말지. .. 끝까지 듣고는 고개 끄덕인다.) 역시 대범하시다고 해야 하나... 그런 소피아마저 이겨내는 네가 대단하다고 해야 하나. 그래, 참고는 해볼게. 근데 시험 끝나고 나 하려고. 그전에 얘기 꺼낼 자신 없어. 괜히 스트레스나 받을 것 같고. (그러니 결국에는 당장은 미뤄두겠다는 소리다.) 아무튼, 조언은 고마워. 별개로 다음에는 그런 일 없었으면 좋겠지만.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어, 5갈레온 걸고 내기할까? 아니면 소원 걸어도 상관없는데. (하하! 얄밉게 웃는다.) 그래, 시험까지는 이런저런 생각 안 하는 게 더 속 편할 수도 있겠다. 수험생이 하는 말인데, 그 정돈 들어줘야겠지…. (역시나 약속 들은 바 없으므로 마찬가지로 확언하지 않는다. 슬쩍 화제 돌렸다.) 근데 시험 끝나면 또 파티니 취업이니 정신없지 않을까?

 

아서 펜버 17

하, 갈레온은 필요 없으니까 소원으로 해. (얄밉게 웃는 모습 눈가 찡그리고 보다가.) 1학년 때는 분명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왜 이렇게 징그럽게 큰 거지? ..... 설마 그때까지 가겠어. 알았어, 진짜 얘기해본다니까... 졸업하고 취업 준비할 때 한동안은 런던에서 지낼 수도 있어. 그럼 자주 뵐 텐데, 네가 재촉 안 해도. ... 너 편지 몇 번 안 했다더니 순 거짓말 아냐? (근래 몇 번이나 봤다고 이런데. 아무리 호그와트 마당발이라지만, 나이대를 불문하고 통하나. 급 피로감에 찌푸린 미간 꾹꾹 눌러.) 진짜 그만. 차라리 파티 얘기나 하자...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좋아. 무슨 소원을 빌어야 널 제대로 골릴 수 있을지 생각 좀 하자…. 몇 번 안 해도 그 사이에 오가는 정이란 게 있는 거잖아. 그래도 좋아, 난 안 보낼게. 뭣하면 내가 보내는 편지들 읽어보든지. (시원스럽게 수락한다.) 좋아, 졸업 파티 말이지…. 너 그때 입을 건 생각해뒀어? 무난하게 그냥 교복?

 

 

 

아서 펜버 17

(터벅터벅...... 퇴짜 맞은 과제 끼고 심란한 산책이나 하러 간다.)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너 혹시 우리 사감 교수님한테 밉보였어? (과제 제출하는 동안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낄낄댄다.)

 

아서 펜버 17

웃지 마. (웃는 얼굴이 얄미워 네 옆구리 쿡 찌르고 문밖으로 나간다.)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네가 낙제 받는 게 자주 있는 일도 아니고, 이럴 때 실컷 웃어둬야지. 요즘 재밌는 일이 부족하다고.

 

아서 펜버 17

남의 불행을 웃음거리 삼다니, 벌받을 거다. (그러다 문득) 어, 근데 너 요즘 좀 피곤해 보이긴 하더라.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이게 심각한 일도 아닌데, 고작 이 정도로 벌을 받다간 난 이미 죽은 목숨일걸. (틈.) 그래? 전혀 아닌데. 왜지?

 

아서 펜버 17

... 그건 그렇긴 해. (그러니까 ‘죽은 목숨’인 쪽에 공감한다.) 너 한두 해 보는 것도 아니고... 내가 보기에는 그런데. 자주는 아니고, 가끔. ... 전혀 아냐? (그럼 내가 잘못 짚었나. 별생각 없이 되물어.)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으음~… 전혀 아니야! (앞에 고민하는 음 따라붙은 것이 무색하게 쾌활하게 답한다.) 내가 피곤하다고 지치는 거 본 적 있어? 장난도 못 치고 공부만 하느라 요즘 안색이 좀 죽었나? 그건 곤란한데.

 

아서 펜버 17

도서관 알레르기 있는 애가 열심히 도서관 출석을 하긴 했지. (평소 같은 말에 그저 픽 웃고 만다.) N.E.W.T 준비가 좀 성질나긴 해. 잘못 본 내 쪽이 피곤한 듯싶다..... 시험 안 보고 들어가고 싶다. (헛소리나.)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알레르기 효과인지도. 당분간 공부는 기숙사 휴게실에서 해야 할까 봐. (응수한다.) 너무 무리하지 말고 살살 해. 너 솔직히 성적도 다 좋은 편이고, 이대로만 가면 안정권 아니야?

 

아서 펜버 17

그렇긴 한데. 삐끗할 수도 있잖아.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어어. 나무에서는 진짜 떨어졌었는데. 괜히 제 목덜미만 꾹 눌러 스트레칭하고는.) 그냥 졸업한다니까 심란해서 그래. 산책이나 좀 할 건데, 넌 기숙사 들어갈 거야?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네가 나무에서 떨어졌듯이 말이지~ (생각하는 것 똑같다.) 그래도 내내 머릿속에 들어가 있던 게 한순간에 잊힐 것 같진 않은데. 뭐야, 그렇게 말해두고 바로 공부하러 가는 건 아니네? 같이 가. 어디로 돌 건데. 온실? 호수?

 

아서 펜버 17

호수. (바로 대답하고는, 실소하듯 툭 웃는다...) 약초학 성적 올린다고 그렇게 고생한 이후로 자발적으로 온실로 걸어간 적이 없어. 졸업할 때까지 약초학은 적성이 아닌가 봐. (호수 쪽으로 발걸음 돌리며 말 이어.) 어떻게 두 분 다 약초 재배를 하시는데 이럴 수가 있나 몰라. (따지자면 부모님보다는 조부모를 더 닮은 편이다.)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격세유전인가 보지. 넌 실패한 거고. 나도 어디 나가서 우리 엄마 닮았단 소리는 별로 못 들어봤어. 마녀가 아니라 비교군 되기 어려웠는지는 몰라도 말이야…. 그러니까 나처럼 진즉 약초학 드랍하지 그랬어? (졸졸 쫓아간다.)

 

아서 펜버 17

내가 실패작이라니. (이런 헛소리나 중얼거린다. 작게 한탄하듯-) 그럴 걸 그랬어. 살면서 약초학이 간절하게 필요로 하게 될 날이 얼마나 될 거라고. (그리 멀지도 않은지라 호수가 슬쩍 보이자 느긋이 걷는다.) 그러고 보니 너도 유독 소.. 할머니랑 유별나지. (미미의 할머니=소피아 라는 게 입에 딱 붙어서 할머니라는 표현 대신 소피아라는 이름을 부르려다가 정정한다. -평소에는 소피아라고 잘만 부른다. 단지 표현의 문제야.) 닮아서 그런가?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실패작치고는 되게 훌륭해, 너. 운이 좋았네. (헛소리로 응수한다.) 평소엔 소피아라고 잘만 부르면서 말이지. 어어, 네 말대로 닮아서 그런가? 유난히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긴 해. 롤모델 비슷한 거지. 넌 그런 거 없나.

 

아서 펜버 17

(어깨 한번 으쓱하고는.) 고민해 본 적 없네. 가족 중에 할아버지를 제일 닮았다는 말은 많이 듣긴 했어. 다만 닮고 싶다...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아. (그러고는 가볍게...) 아, 어릴 때는 웨일스 그린 같은 게 되고 싶었던 적은 있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농담이다.)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그런가? 날 좋아한다는 점에선 확실히 닮긴 했지. (뻔뻔스럽게 자기 끼워 넣는다.) 웨일스 그린. 그 성미까지 고려했을 때 너랑 어울리긴 하는데…. (상상하고 좀 웃는다.) 당연히 차이니즈 파이어볼이 더 멋있지 않아?

 

아서 펜버 17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익숙한 뻔뻔함에 작게 한숨. 그러나 굳이 부정하지는 않고.) 둘 다 멋있어. 그렇지만 키운다면 웨일스 그린이지. (헛된 꿈인 게 분명하지만- 눈에 이채가 도는 게 진심인지 농담인지 구분도 어렵다.. 낙제 받은 이래 제일 생기 도는 얼굴로 호수 근처로 걸으며.) 가족끼리도 인정이 필요해?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하하! 의외로 네가 나보다 먼저 아즈카반에 잡혀갈지도 모르겠다. 용 불법 사육 같은 죄명으로. (손사래 친다. 호수 겉면 따라서 걷는다. 슬리데린 기숙사가 있을 호수면 아래 한 번 쳐다봤다.) 그게 필수불가결하단 소리는 아니지만, 있으면 좋지 않을까? 가족이든 아니든,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잘 보이고 싶잖아. 기대에 부응하고 싶고.

 

아서 펜버 17

너 아즈카반에 갈 일 있어? (농담 한번 살벌하네. 코웃음 치며 네 시선 따라 호수 쪽 한 번 바라봤다가.) ... 그런가? 있으면 좋긴 하겠는데... 난 가족한테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던가 인정받고 싶다던가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아. 내가 볼 때는... 네가 유별나게 사람들을 좋아하는 편 아닌가 싶어. 만났을 적부터 주위에 사람이 끊이질 않았네, 그러고 보면. (그리고 말도 좀처럼 끊기는 일이 없었지. 말도 많고 사람도 많은 미미의 호그와트 7년 떠올린다.)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뭐, 많지. 테러 혐의라거나…. 아니더라도 견학 차원에서 한번 둘러보고 싶긴 해. 디멘터란 거 책에서만 봐서는 얼마나 근원적인 공포인지 감이 안 잡히기도 하고. (눈알 굴린다.)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긴 한데, 유별난 수준인가? 네 얘길 들어보면 그런 것 같기도…… 그럼 너한텐 뭐가 중요한데? 거창한 표현이지만, 삶의 우선순위 같은 거 말이야.

 

아서 펜버 17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는데... 테러 ‘혐의’라니, 임페리우스 저주로 의심되는 사건 같은 거에 연루될까 봐? (가뜩이나 마법사 사회에 제대로 섞이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이는 상대가 테러 같은 일을 저지를 성질은 아닌 것 같고. 잠깐 고민해 보나 싶더니.) ... 나는 아무래도 가족 아닐까. 하나 꼽자면 그래. 그보다 중요한 건 없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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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뱀이야, 아티. (냉소적으로 대꾸한다. 손사래쳤다. 죽을 일 없단 소리다.) 어, 임페리우스 그런 거. 혹시나 내가 무슨 혈통 테러 했다고 하면 그럴 애 아니라고 좀 증언 해줘. 나 정도면 가족은 아니어도 엇비슷한 친구까진 되잖아. 이리저리 보험을 들어두든지 해야지.

 

아서 펜버 17

그래, 내가 볼 때는 우리 슬리데린 중에서 너만 한 뱀 없다.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이야기에 짧은 한숨. 긴 고민 없이 묵묵히 고개 끄덕이고.) 그런 일 생기면 바로 연락해. 그 정도 사안이면 나도 널 우선시해줄 테니까. (그럼 가족 품에 돌아가는 건 어떻냐는 바보 같은 질문은 하지 않았다. 그 대답이 뻔하고... 또 내심 상대가 돌아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서...) 플루 가루로 출퇴근할 결심은 그대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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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듣기 좋은 소리네. 어렸을 땐 그런 이야기 듣고 싶어서 안달이었는데. 역시 고학년쯤 되니까 다들 인정해주는 모양이야. (어깨 으쓱인다.) 일단은 그렇지. 왜? 은근히 불편할까?

 

아서 펜버 17

그래, 그때는 좀 덜 된 마법사긴 했지. 난 그것도 아직 기억나. 다이애나 앨리? 픽시나 멀린이라는 게 실존했던 거냐며 묻고. (잠깐의 뜸들임 후에.) 그보다는 더 조심해야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내가 재채기를 하다가 플루 미아가 될 것 같지는 않고. 뭘 걱정하는데? 설마 런던 한가운데에서 187cm 남자애를 납치할까.

 

아서 펜버 17

널 걱정하는 게 아니라, 가족을 말하는 거야. 마법의 역사에서 배우잖아. 그 사람이 이름을 알린 건 다른 것도 아니라 머글 태생 마법사의 ‘가족’을 대상으로 한 테러였다고.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어우. (갑자기 팔 문지른다.) ……진짜로? 아,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이라 갑자기 무서워졌어. 나 독립할까? 아니면 빗자루 타고 출근한다든지.

 

아서 펜버 17

(빗자루라니 터무니없는 소리를 한다는 듯 쳐다봐주고.) 들어가서 더 생각해 보던가. 네가 처신을 못 할 애도 아니고... 내가 볼 때는 넌 독립했다가는 심심해 죽을걸. 평생 지낸 게 그 복작한 집이랑 호그와트인데.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내가 처신을 잘해도 우리 동기들은 대부분 우리 집 주소 알아. (그 말은 즉슨 아주 믿지 못한단 이야기다. 집에 초대했던 친구들조차도….) 너희 집 놀러 가면 안 돼? 집에선 잠만 자는 거지.

 

아서 펜버 17

뭐, 다들 동문으로서 남은 의리를 잘 지키길 바라야지. (그럴 사람이 아예 없을 거라고는 말 못 한다. 별 고민 없이 고개 끄덕였다가.) ... 되긴 하는데, 나도 졸업식 직후 아니면 당분간은 런던 큰아버지 네에서 지낼 생각이라 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상황 봐서 연락하지 뭐...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와~ 안 죽었다. (디터니 찾으러 간다.)

 

아서 펜버 17

잘 하고 왔어? 어때.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그럭저럭. 널 지켜주는 친구와 네게 승리를 선사하는 친구 중 하나만 골라 봐.

 

아서 펜버 17

승리. 넌 수비수도 아니잖아. (...)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좋네. 내가 후자에 해당한단 걸 깨달았거든. (요컨대 켄드릭을 포기하고 공격에 집중했다는 뜻이다.) 난 역시 득점하는 쪽이야, 그렇지?

 

아서 펜버 17

아하... (비척거리던 켄드릭 떠올린다...) 넌 몰이꾼으로 했으면 지금까지 퀴디치 안 했을지도 몰라.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그럴지도. 네가 지켜주니까 나도 추격꾼을 재밌게 할 수 있었던 거지. 우리는 최고의 파트너, 그런 거라고. 넌 훈련 빠지니까 안 심심하냐?

 

아서 펜버 17

안 그래도 N.E.W.T 준비며 이것저것 골치 아픈데... 훈련까지 했으면 진짜 쓰러졌을지도 몰라. (그러기에는 너무 튼튼한 몸뚱어리지만...........) 그래도 비행하는 건 좀 그립긴 하더라. 좀처럼 하늘 볼 시간이 있어야지.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튼튼하면서, 엄살은. 가끔 심심하면 훈련할 때 끼든지. 전-팀원이 낀다고 뭐라고 할 정도로 쪼잔한 애는 슬리데린에 없을걸. 아니면 나한테 빗자루 들고 나가자고 해. 하늘 나는 것만큼 빠른 스트레스 해소법도 없다? 경기장 비었을 때 몰래 한두 바퀴만 돌고 오는 거야. 반장이라 찔리나?

 

아서 펜버 17

(반장이라 찔리냐는 말에 너 빤히 보다가.) ... 내가 반장 되어서 진짜 몇 안 되게 괜찮다고 생각한 게 뭔지 알아? 순찰한다고 통금시간에 나가도 된다는 거야.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젠장, 진짜 부럽다. (속마음 그대로 튀어나온다. 낮게 읊조렸다.) 혹시 조수는 안 필요하냐? 나 진짜 조용히 따라다닐 자신 있는데.

 

아서 펜버 17

그러게 반장하셨어야지. (뻔히 한 기숙사에 남녀 하나씩인 거 알면서 하는 소리.) 다른 기숙사 반장도 매수하고 와. ... 후플푸프 반장까지는 봐줄지도. 우리 손잡기로 했거든. (아니다..)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네가 교수님이면 날 반장 시키겠냐? (놀랍게도… 자기 객관화가 되어있다.) 아, 니야는 충분히 봐줄 것 같긴 하다. 지하 기숙사 연합이 이렇게 다시 발동하는군…. 어쩌다가 그런 얘기가 나왔는데?

 

아서 펜버 17

아... (한탄인지 깨달음의 소리인지... 내뱉었다가 작게.) 난 반장 별로 재미없는데... (이거 떠넘길 사람도 없다며 잠깐 침음에 잠긴다...) ... 뭐더라. 아, 그냥 반장일도 그렇고 정신없는데 적당히 도와가며 하자고 얘기하다가... 내가 후플푸프 애들 봐준 얘기랑, 스칼리가 슬리데린 넘어가준 얘기가 나왔거든. 그래서 그냥 서로 봐주기로 했지. (다소 과장이 섞인 이야기야.)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재미없을 것도 많다. 왜 싫어? 너 그 반장 욕실도 쓸 수 있잖아. 난 그거 항상 부럽던데. (어깨 으쓱인다.) 넌 애초에 후플푸프든 슬리데린이든 둘 다 아니든 딱히 애들 안 잡는 편인 거 아니고? 나 네가 감점 주는 거 거의 못 본 것 같은데.

 

아서 펜버 17

그 호화로운 욕실 말이지. ... 그것도 의미를 잘 모르겠는데. (욕실의... 특권? 일단 주니까 사용은 하는데 큰 매력은 못 느끼는 탓에 그냥 대충 고개나 끄덕거려.) 그냥 감점 주는 거 좀 껄끄러워. 개인적인 감정으로 이어질 것 같고? 아무래도 권력이랑은 거리가 먼 운명인 것 같다. (사실 그만큼 시간을 들여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드물다는 게 더 크겠다. 해봤자 동급생들이나 같은 기숙사 정도가 관심 안인데 그 두 무리에 감점을 거의 안 주면 안 줬지 더 주지는 않아.) 근데 그렇게 티 나? 논란의 여지가 있겠는데... 항의 들어오는 거 아냐? (그러니 이런 농담이나.)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하, 특혜를 받고서도 누리질 못하는 성미라니. 속 시끄러워 하는 것도 재능이야. (문장으로 완성한 뒤에서야 정말 그게 너를 설명한단 생각을 한다.) 반장 욕실 출입 권리가 물질 형태였으면 진작 너한테 빌려 쓰는 건데. 넌 이상한 걸 걱정한다. 자기 봐주는 사람한테 누가 항의하겠어? 고마워하면 몰라도. 네가 적이 있는 유형은 아니잖아.

 

아서 펜버 17

내 말이. 나도 빌려줄 수 있으면 빌려줬다. 혼자 반장 욕실을 독점하는 것 말고, 뭔가 공간을 빌려준다던가 해서 다 같이 있을 수 있는 쪽이었으면 그냥 더 좋았을 텐데. 욕실 말고. (예를 들면 이야기로 전해지는 필요의 방같이 특수한 공간이라던가. 다 같이 욕실에 가는 것도 이상하니까.........) ..... 아닐걸? 불만 있는 애들도 있던데, 내가 편애한다고.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파티룸. 무조건이지. 난 그럼 매번 파자마 파티를 하자고 졸랐을 거야…. 아직까지도 이루지 못한 환상이야, 그거. 졸업 전에 한 번을 못 하네. (툴툴댄다.) 그래? 네가… 누구를?

 

아서 펜버 17

다 모아놓고 하면 재밌긴 하겠다. 근데... 애들이 이제 안 해줄 것 같아. 막 입학했을 즘에는 정말 추진해 볼 만했는데. (순순히 와 줄 친구들이 잘 떠오르지 않아 찌푸리듯 웃고는.) 누구 하나는 아니고, 슬리데린을.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파티 장소에 헤레이스랑 너랑 나만 있는 거 아니야? 일곱 중 셋이라니, 대단한 참석률이네. (같이 바람 빠지는 소리 낸다.) 그럼 자기 기숙사 편애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어? 당연한 소릴 하네. 다른 반장들도 팔은 안으로 굽을걸.

 

아서 펜버 17

뭐, 그냥 슬리데린인 게 마음에 안 드는 거겠지. (창립 이념일 뿐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기숙사에 비해서 유독 순수혈통 비율이 높은 건 사실이니까. 흉흉한 분위기와 더불어 상황이 좋지 않다 생각해.) ... 우린 이러다가, 나중에 슬리데린을 추억할 게 목걸이랑 곰인형밖에 없을지 몰라. 너 곰인형은 다 모았어?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너무하네. 우린 그냥 ‘순수’한 애들이라고. 다들 얼마나 착한데. (말장난이나 한다.) 슬리데린은 진작 다 모았고, 우리 동급생 전체 기준으로는 클로드만 남았어. 침대 위엔 아서 곰돌이를 포함한 몇 마리만 꺼내놓긴 하지만. 너는? 애들 거 다 있어?

 

아서 펜버 17

(착하다...?) 나도 우리 애들을 정말 좋아하지만 별개로 그건... 모르겠다. (말장난은 들은 체도 안 하고 이런 말이나.) 진짜 거의 모았네. 나는 진짜 포기할까 봐. 있는 게... 셋뿐이야. 리암 하나, 세이지 하나, 헤레이스 셋...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그게 더 극성인 것 같다. 착하지도 않은 애들을 두고 팔이 안으로 굽는다니. (킥킥거린다. 기숙사 침실 들어서자마자 가방에서 곰인형 몇 개 꺼내서 네 침대 위로 던졌다.) 너랑 나는 진짜 희귀한가 보네….

[양도/이본, 켄드릭 곰인형]

 

아서 펜버 17

... (태연한 척하지만 기쁘게 받아. 두 곰인형 팍팍 쓰다듬은 후 얌전히 내려놓고.) 넌 사람이랑 어울릴 때 그런 거 신경 써? 착하고 나쁘고. (애꿎은 침대와 의자 내버려두고 제 침대 프레임에 기대 바닥에 앉는다. 그 위를 익숙하게 키티가 다가와 자리 잡아.)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좋게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야. 신경 안 쓴단 쪽에 가까우려나. 그런 것보단 다른 걸 더 신경 쓰지. (옆자리 제 침대에 앉아선 쳐다본다. 키티를 몹시 부러운 눈초리로 봤다.) 너 키티 두고 왔을 때 생각난다.

 

아서 펜버 17

(거대식빵자세로 자리잡은 키티 털결대로 쓰다듬어주며.) ..... 안 그래도 매년 올 때마다 애들한테 ‘키티 유무’ 확인받았다고. (그도 그럴만 한 게 허전하다고 용 액션 피규어를 세 개나 갖고 다니지를 않나, 신비한 마법 생물 돌보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과목 과제를 한번씩 낙제 받을 ‘뻔’하고... 누가 봐도 제정신은 아니었다.) 다른 거면 뭐? 너한테 호의적인 거?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난 네가 그렇게 정신 놓는 거 처음 봤어. 키티가 네 본체고 넌 껍데기인 것 같았다니까. (어깨 으쓱인다.) 응. 나를 귀여워하는지의 여부? 내가 조금 깜찍한 게 아니긴 하지만, 취향이 아니라는 사람도 있다더라. 니나는 별로래.

 

아서 펜버 17

(잠깐의 정적. 키티를 쓰다듬어주던 손까지 멈추고.) ..... 이 나이까지 먹고 귀여움 받고 싶어? (귀염성이니 잘생긴 얼굴이니 하는 말은 자주 들어왔지만 들을 때마다 그저 못 들은 척하고 있다.)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잠시 진지하게 고려한다.) 117살 먹고도 귀여움은 받고 싶을 것 같은데. 넌 그런 생각 한 번도 안 해본 것처럼 말을 하네.

 

아서 펜버 17

... 117살? 진지하게? (따라 나름 고민해 보지만.) 역시 ‘귀여움 받고 싶다’는 잘 모르겠는데. 귀여워해주는 건 좋아. (다시 키티 쓰다듬어주는데 열중한다.) 근데 비슷한 나이 또래쯤 되면 잘 모르겠다. 나한테는 되게 동물이 돌봄을 필요하는 거랑 비슷하게 느껴져.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진지하게. 귀여워해 주는 건 좋다면서 왜 맨날 내가 요구하는 건 모른 척해? (투덜대는 소리.) 난 가끔 네가 우릴 두고 처음 보는 동물들을 선택할 것 같다. 모든 동물이 돌봄을 필요로 하는 건 아니지 않아? 키메라나 코카트리스를 돌볼 순 없잖아.

 

 

 

아서 펜버 17

... (멈춰서 예언자 일보 여러 차례 읽기를 한참, 걸어오던 방향 반대로 되돌아가.)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뭐 두고 왔어?

 

아서 펜버 17

..... 아니, 반대로 두고 오려고. (그대로 가던 길 멈추고 팔랑거릴 정도로 얇은 편지 봉투 하나 다시 주머니 안에 넣는다. 예언자 일보는 여전히 대충 말아쥔 채로.) 읽었어?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왜? (눈썹 들어 올린다. 가볍게 묻는다.) 읽었지. 그런 속보를 놓칠 수는 없잖아. 그냥… 생각보다 너무 빠르네. 전부 다.

 

아서 펜버 17

시험 끝나면 할아버지랑 뭐라도 한다고 했잖아. 편지 보내려고 나왔는데, 그냥 졸업하고 얼굴 보는 게 낫게다 싶어서. (내내 모른 척했지만 점점 나빠지는 분위기 정도야 읽을 줄 알았고, 생각보다 빠르다는 말에 동의하지만 쉽게 말 꺼내지 못하고 머뭇거린다.) ... 그래. 그렇지...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 같은데, 졸업 앞두고 무슨 일이래.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널 계속 압박하고 싶은 건 아닌데, 가끔 보면 미루는 거 참 잘한다 싶어. (숨길 생각도 없이 비난한다. 진정성이라곤 없는 가벼운 투지만.) 우린 지금 졸업해서 다행이지. 앞으로는 더할 테니까. 아닌가? 이런 시기에 사회에 나가는 게 가혹한 건가?

 

아서 펜버 17

... 효율적인 선택을 하는 것뿐이야. 뭔가 고민될 때 좋아하는 일이나 묵묵히 하는 게 좋댔어, 발레리가. (아니, 발레리는 단지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한다는 말을 했을 뿐이다. 제 입맛대로 날조하고.) ... 더 나빠질까? (무심코 그런 물음을 입에 담았다가, 스스로 대답하듯.) 그래, 그러겠지. 모르겠어. 호그와트에 있는 게 너희들한테 더 좋은 선택지가 될 수도 있고... 당장 마법 정부 지원도 어떻게 할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은데.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걔는 다소 보수적이고 모범적인 답변만 하는 경향이 있어. 믿지 마. 미미 가라사대 좋아하는 일만 평생 하면서 살기는 어렵더라. (질문에 대한 답변은 어려워서 오래도록 고민하는 음 낸다.) 나빠진다는 건, 누군가한텐 좋아진단 뜻이기도 해. 내 소속집단이 그 대상이 아니란 건 좀 유감이지만, 넌 마법 정부 지원까지 무를 필요 있어? 크게 상관없을 텐데.

 

아서 펜버 17

(그렇게 장난을 포기한 남자가 눈앞에 있으니 뭐라 반박하기도 그렇다. 불만 있다는 듯 한쪽 눈썹만 살짝 까딱이지만 이내 별말 없이 넘어가고.) ..... 내게는 오히려 이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하는 거야?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응. (당연하다는 투다.) 왜. 이것도 누리기에는 찝찝한가?

 

아서 펜버 17

(순식간에 인상 팍 구겨진다. 찝찝하냐고?) 기분 나빠. (그 한마디만 남긴 채 혼자 성큼성큼 걸어가.)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아서? 아티? (보폭 크게 하여 쫓아간다.) 잠시만, 같이 좀 가. 미안해, 책잡으려 한 이야기는 아니었어. 난 그냥…… (그냥, 뭐? 얼버무린다.)

 

아서 펜버 17

(네가 따라오자 속도는 조금 줄이지만 제대로 시선도 주지 않은 채.) ..... 나중에 얘기하자.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지금 얘기해. 우리 곧 졸업이잖아. 찝찝하게 미루지 말고. 차라리 화를 내지?

 

아서 펜버 17

(네 말에 멈춰 서고.) ... 내가 화내면 넌 뭐라 하려고? 그냥, 뭐? 너도 내가 그런 것들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했던 거잖아.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내가 실수했어. 미안해. (눈썹 역으로 휜다. 팔 붙잡았다. 다만 변명할 구석이 없다. 언사를 후회하면서도, 그 말 내뱉기까지의 경위를 부정할 수 없다.) 그냥 부러워서 한 소리야.

 

아서 펜버 17

(팔이 잡히자 반사적으로 빼내려다 멈칫한다. 잠깐 울컥하는 감정에 숨 깊게 한 번 내쉬고.) 네가 부럽다면 나는 할 말 없어. (그제야 네 눈 똑바로 마주 봐.) ... 나도 알아, 내가 이득 보고 있는 거. 그리고 내가 너한테 화낼 입장 아니라는 것도 알고, 네가 나한테 사과할 만한 일 아니라는 거 알아. (덤덤한 투로 말하던 게 끝내 무너지고 말끝이 조금 떨려.) ... 그냥 다들 마법사인 것만으로 해결되는 문제였으면 좋겠어, 나도. (잡히지 않은 쪽 팔로 네 팔 잡고 떼어낸다.)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넌 평범한 마법사로 살고 싶다며. 나도 그렇게 널 보고 싶어. 그냥… 잘 안 돼서 그래. 넌 내가 내내 뭘 바라왔는지 알잖아. (클릭 시 로그로 이어짐)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 (15cm 되어 나타난다.) 혹시 상점 마법약 남은 사람 없냐?

 

아서 펜버 17

(키티 데리고 뒤따라가 본다.)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한참 걷다가 ―그 보폭으로 약 5분쯤, 당연히 얼마 못 갔다.― 뒤돌아본다. 사태의 원인 노려본다.) 재밌냐? 아, 걷는 것도 힘들어.

 

아서 펜버 17

(몇 걸음 걸을 것도 없어서 그 자리에서 지켜보기나 했다가 노려보는 얼굴에 작게 웃는다. 그렇게 노려봐 봤자 제 고양이보다 작은... 미미가 웃겨...) 그러게 마음을 곱게 써야지. 왜 아는 체를 해서 그래? (뻔뻔.)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7

키티가 무서운 건 처음이네…. 얘 나 알아보겠지? 먹진 않겠지? (잠시 키티 올려다본다.) 난 그냥 너희 사진을 좀 갖고 싶었을 뿐이라고. 세이지랑 언제부터 그렇게 죽이 맞았어? 억울하네….

 

 

 

성인

 

 

아서 펜버 28

내가 받은 지령이 재입학식 준비였나? (익숙한 얼굴들 구경만 하다가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28

난 슬리데린에 배정해줘. (느긋하게 뒤따라간다.) 교수들은 대피할 시간 아니야?

 

아서 펜버 28

(얼굴 보자마자 작게 한숨 푹. 계속 걸어가며 대꾸해.) 교수 일보다 이쪽이 먼저라서 말이야. ... 아직도 슬리데린이 제일 마음에 들어?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28

아, 충실한 종이셨군. 그런데 '이쪽' 일에 몰두하려면, 지금 지팡이 들어야 하는 거 아니야? (뒤에서 웃는 소리 들려온다.) 당연하지. 그게 바뀔 수도 있나?

 

아서 펜버 28

(웃는 소리에 대답 없이 얼굴이나 구겼다가, 속도 늦춰 네 쪽 돌아보고.) 이쪽은 쉽게 포기하길래, 그것도 쉽게 바뀌나 했지. 보는 눈도 없는데 서로 싸울 필요도 없고 갈 길 가는 게 어때.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28

포기했다는 말이 걸맞기나 한가? 거의 그쪽에서 날 내친 거지. 슬리데린은 날 버리는 일 없이 내내 내 집이었고. (진지하게 고민해서 대답한다.) 보는 눈도 없는데 회포나 풀 생각은? 얼굴 본 지 7년은 더 된 것 같은데.

 

아서 펜버 28

내치기는. 멀쩡히 여기 서있는 애들도 있잖아, 너 같은 머글 태생 중에도. (그 모습들이 멀쩡한가? 자신이 뱉은 말에도 의문이 떠오르지만 입만 꾹 닫는다.) ... 나쁘지 않지.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잠깐의 고민 끝에 신비한 마법 생물 돌보기 교실 문 연다. 익숙하게 들어가고.)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28

말단 끄트머리에 아슬아슬하게 서서 말이지. 비굴해지는 건 자신 있지만, 밀려나는 건 용납할 수가 없어. 내가 뭘 바랐는지 알면서 그래. (성공, 야욕, 인정 욕구… 뻔한 이야기다. 따라 들어가서 적당한 의자에 등 기대어 앉는다.) 아무 일도 없었던 척 근황 이야기나 할까? 새 헤어스타일 마음에 드네. 난 4학년 때 네 머리 모양이 좋았어.

 

아서 펜버 28

(책상 뒤 의자에 앉는다. 아무 일도 없던 척하는 건 습관을 넘어 특기에 가깝다. 따라 뻔뻔하게.) 그래? 이렇게 또 기르는데 고생하긴 했지. 나도 네 지금 머리가 더 마음에 들어. 1학년 때 같고... ... 수염은 일부러 기르는 거야? (아무리 봐도 덜 깎인 것 같은데, 사실 아까부터 신경 쓰여서 물어봐.)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28

기르는데 고생까지 했어? 어지간히 신경 쓰나 봐. 난 그냥… 기니까 불편하더라고. 이것저것 꾸밀 시간도 없고. 네가 보기에 낫다니 다행이네. (괜히 제 턱 매만진다.) 수염은 딱히 취향이 아닌데. 물론 잘생긴 본판이 있으니 그래도 어울릴 거라곤 생각하지만, 이건 그냥 며칠 바빠서 말이야…. 호그와트에서 동창회가 열린다고 미리 고지되었담 이 꼴로 등장하지는 않았겠지.

 

아서 펜버 28

아니, 기르면 좋겠다고 ‘요구’하는 분이 계셔서. (사촌 동생 이야기다.) 한참 책 쓰러 돌아다닐 때 자주 잘리기도 했고, 기장 다른 게 신경 쓰여서 다듬다 보니까 매번 길었다가 잘려서 다듬고 계속 반복했거든. (잘생긴 본판 얘기에 부러 딴청 피우듯 교실 끝 봤다가 성의 없이 고개 끄덕인다.) 기왕이면 바쁜 김에 멀린 수염처럼 기르지 그래. 어때? 빨간 수염... 나쁘지 않을지도 몰라. (헛소리나 하며 지팡이 까딱거려 군것질거리나 꺼내 하나씩 던져준다. 취향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던져주는 것마다 ‘초콜릿’ 뿐이야.)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28

누군지 몰라도 고맙단 인사나 해야겠군. 책이라면 그거 말하는 거지? 아서와 함께 살아남기. 머리카락 조금 잘린 걸로 다행이던데. 니즐이 없었으면 어떡하려고 그랬어? (발간된 책은 전부 읽었는데, 저자를 아니 과장법 있었으리라곤 생각하지도 않았다.) 됐어, 누군가의 맹세-조롱 대상이 될 일 있나. (초콜릿 낚아채고서는 눈썹 삐딱하게 들어 올린다.) 진심으로 나 먹으라고?

 

아서 펜버 28

왜, 초콜릿 먹으면 죽기라도 해? (네 표정 따라 눈썹 들어 올리기나 한다. ‘싫으면 말고.’ 그러며 자기는 박하사탕 통이나 꺼내들고.) 꽤 대놓고 돌아다니던데, 책 읽을 틈은 있었나 봐. 일을 제대로 하긴 하는 건지... 다들 직무유기라니까. (홀연히 사라져놓고는 어느 날 반동분자가 되었다는 소식 한 줄만 들었던 순간이 기억나 얼굴만 찌푸린다. 작게 한숨 쉬고.) 네가 다시 볼 일은 없을 테니까 돌아가면 대신해줄게. 걔가 기억하고....는 있겠다. 그때 봤던 사촌 동생인데... 여자애.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28

성격 나빠졌네, 아티. (박하사탕 꺼내는 거 보더니, 껍질 까서 작은 초콜릿 하나 입에 넣는다. 단맛에 불쾌한 기색 숨길 생각 없이 얼굴 구겼다. 아, 달아….) 직무유기 소리를 들으면 네 동료들이 얼마나 속상하겠어. 열심히는 하는데, 날 잡지는 못하더라고. 난 여가 생활까지 즐기면서 살았는데 말이지…. 아, 걔였구나. 확실히 다시 볼 일은 없겠다. 내가 말했다고 하면 질색하는 거 아니야? (하하!)

 

아서 펜버 28

(좀처럼 부르는 사람이 없는 애칭에 애매하게 표정 찌푸린다. 기어이 먹고 나서 얼굴 구기는 모습 보고서야 뒤늦게 박하사탕 통째로 건네준다.) 질색? 글쎄... 난 원래 이랬는데, 네가 모르는 면이 있던 거겠지. 여가 생활이면 뭐? 아직도 프리스비 개조해?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28

너희 가족은 나 이제 안 좋아할 거 아니야. 음, 아니다. 네 부모님은 예언자 일보 잘 안 챙겨보시니까 내가 변절한 것도 잘 모르실 것 같기도. (박하사탕 뒤적여 하나 꺼내 문다.) 그래? 내가 슬리데린이라 항상 봐줬었나? 새로운 점을 알게 되어 유감이야. 내 여가 생활이야 이미 말했잖아, 네 책 찾아 읽기. 발푸르기스 기사단 선전 구경도 좀 하고…. 프리스비 개조는 이제 안 해. 갖고 놀기에 더 적절한 장난감이 생겨서.

 

아서 펜버 28

그렇게 대놓고 돌아다니는데 모를 리가 있나. 할아버지가 가족모임에까지 네가 나온 예언자 일보를 들고 왔어. 덕분에 그날 주인공은 너였지. (회상하듯 피곤한 얼굴로 손사래 친다. 목숨이 오가는 상황에서도 시답잖은 문답이나 하고 있자니... 점차 질문이 성의 없이 짧아져.) 장난감 뭐?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28

할아버지께서 말씀해주시던 대로 훌륭한 마법사로 자라버렸지. 내가 너희 집 화제에서 주인공이 되는 날도 오는구나. 그걸 직접 즐기지 못해서 안타깝네. 뭐라고 하시든? (한편 이쪽은 시시덕대는 일에 대단히 열중한 것처럼 보인다. 능청스럽게 답한다.) 아, 자동차. 알지? 내가 타고 다니는 밴 말이야. 마법사식 텐트처럼, 안에 탐지 불능 늘이기 마법이 적용되어 있거든….

 

아서 펜버 28

그런 식의 개조는 불법 아냐? 하긴, 이미 반동분자로 낙인찍힌 거... 어디까지나 안 잡히면 그만이고. (이제는 습관처럼 대꾸한다는 듯, 책상 위 물건들 뒤적이는 데만 집중하며 말하다가.) 비난에 악담밖에 없어서 별로 들려줄 건 못 되겠다. ... 이만하면 회포는 풀 만큼 풀지 않았어? 슬슬 질린다. 데려다줄까? (그러고는 책상 톡톡하자, 멀찍이서 앵무새가 날아와 아서 팔에 머리부터 들이밀어.)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28

당연히 불법이지. 근데 맞아, 따지자면 내가 아즈카반 말고 여기 버젓이 살아있는 것도 불법일 테니까. (잠시 말 없다. 턱 괴고 앵무새와 너 쳐다본다.) 난 얼굴 봐서 반가운데, 넌 아닌가 보네. 재미없나 보다.

 

아서 펜버 28

(눈가 슬쩍 찌푸리며 쳐다봤다가, 짧은 한숨 후에 다시 태연한 얼굴 가장한다.) 별말 없이 행방불명에, 예언자 일보로만 소식을 전하는 얼굴을... 내가 얼마나 더 반가워해야 하는데? 이 정도면 할 만큼 했잖아.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28

내가 너한테 변심할 예정이라고 예고하거나, 도망 다니면서 편지라도 써야 했단 건 아니잖아. 난 여전히 널 사랑하지만, 그게 아즈카반에 가겠다는 뜻은 아닌데. (박하사탕 통 도로 건네준다.) 아니면 역시 그건가. 드디어 네가 나를 미워하는 때가 왔어?

 

아서 펜버 28

하긴, 연락하면 더 곤란하긴 했겠지. (짐짓 가볍게 말하며 박하사탕 통 받는다. 그냥 가져가라고 하려 했는데 이 상황에 말하기도 웃겨서... 잠깐 말 고르느라 침묵만 이어지다가.) ... 내가 너를 미워하게 된 게 아니라, 그냥 네가 나랑 상관없는 사람이 된 거야.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28

(말 없다. 듣자마자 굳었다가, 잠시 뒤에야 입 뗐다.) 아, 그렇구나. 와… 이건 예상 못 했네. (실은 알았다. 대화 몇 번에 눈치채고서도 수긍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괜히 제 뒷목 주무르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축하해, 방금 게 살면서 얻어맞은 것 중에 제일 아팠어. 데려다 줄 필요는 없겠다. 내가 호그와트 길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어렸을 땐 비밀 통로들까지 꿰고 있었는데…. (별 쓸모없는 이야기까지 구차하게 덧붙이다가 장황해지는 것 깨닫고 관둔다.) 이거, 내 잘못인가?

 

아서 펜버 28

…이건 애초에 네가 맞출 수 없는 문제야. 그러니까 네 잘못은 아니지. 그냥 그대로 받아들여. (클릭 시 로그로 이어짐)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28

싫으면? 되돌릴 길은 없나. 내가 네게 빌어먹을 친구로 여겨질 일은 이제 없냐고. (클릭 시 로그로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