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intless @아서

 

 

 

 

 

      졸업이 머지않았다.

      예언자 일보에 크게 실린 신문은 소란이 되었다. 강풍이 한여름밤의 꿈을 두드리고, 창문을 깬다. 영웅이 몰락하고 악인을 재고한다. 세상이 뒤집혀 온갖 뒷말이 서로 시끄럽게 부딪히거나 바닥으로 추락하니 학교가 멀쩡할 리 없다. 파편에 맞고서야 불현듯 알아차린다. 이곳은 태풍의 눈이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는 모든 문제의 중심에 있다. 붙잡은 손은 떨쳐내는 이로부터 반항하지 않았다. 버티지 않았으니 뿌리쳐졌고, 재킷의 원단 대신 찬 공기가 손에 잡혔다. 이 관계에서 고지를 점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는 탓이다. 
      디미트리오스는 제 룸메이트가 좀처럼 특혜를 누리지 못하는 성미라고 생각했다. 자신이라면 통째로 집어삼켜 즐겼을 것을 새삼스럽게 속 시끄러워 하는 것도 재능이라고. 다만 미미에게 사람 들쑤시는 취미는 없었고, 해서 둘 사이의 대화는 늘 이어졌으나 언제나 비었다. 상황을 회피하려는 이와 인정하지 않으려는 인물이라니, 이해관계가 얼추 들어맞았다. 끼리끼리 노닥거린다는 평가가 걸맞다. 

 

 

      아서의 시선에 그제야 파란 눈이 들어온다. 조급함, 당혹감, 갈망과 죄책감이 섞여 불투명하다.
      "넌 평범한 마법사로 살고 싶다며."
      다만 소원의 돌이 그 소원 갈망하지 않는 자의 손에 떨어지듯이 권력 또한 필요치 않은 이의 손에 쥐였을 뿐이다. 어디서부터 문제였는지 그 시발점을 되짚어 생각하지만, 짚이는 것이 너무 많아 특정할 수 없다. 네가 말하는 보통의 기준부터 이상향의 것이라 질시하였다든지, 집안을 가득 채운 마법 물건의 편의를 누리는 것을 시기하였다든지, 목숨의 위협을 느끼지 않아 부럽다든지…. 답답한 마음에 머리를 헤집었다. 성년이 된 뒤에야 사춘기 소년들 같은 다툼을 한다.
      "나도 그렇게 널 보고 싶어. 그냥… 잘 안 돼서 그래. 넌 내가 내내 뭘 바라왔는지 알잖아."

      열등감을 시인하는 말이 혀 밑에서 입 밖으로 빠져나간다. 황망한 감각이다. 배경이 어디에서 기인했든 그게 상대를 불쾌하게 만들 까닭 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 자신도 안다. 변명이 구차하게 느껴져 혀를 한 번 씹었다. 이어지는 말이 조심스럽다. 언젠가 비슷한 걸 물었던 적도 있는 것 같은데.
      이제 좀 내가 미워?

 

      머릿속에 앵무새가 사는 것 같다. 무엇이 가장 좋은 방법인지 잘 알지 못하겠다. 자우리모두잔을높이들어건배하는거야마법사를위하여축배를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