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 6학년 크리스마스 휴일

 

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6

안녕, 우리 모범생.

크리스마스에도 공부만 하고 있을 게 뻔하지. 내가 말했잖아, 일 년 반이나 남은 시험을 벌써 대비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편지 봤으면 스트레칭하고 산책이나 해.

일일산타 노릇은 크리스마스 아침에 하는 편이 좋겠지만, 네 생일 전에 슈가 한 번 더 호그와트와 더럼을 왕복하려면 기한이 빠듯하겠더라고. 당일에 맞출 자신 없어서 일찍 보내. 선물은 목도리랑 '답장 생략권'이야. 매번 시간 뺏는 것도 미안하니까,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한 번쯤 빼먹어도 용서하겠어. 

메리 크리스마스 이브, 미미.

 

편지는 빨간색 목도리와 함께 포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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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 엘라 그레이스 16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썽꾸러기에게. (클릭 시 편지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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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트리오스 파블라디스 16

열일곱 번째 생일 축하해. 마녀 기준으론 성년이네. 이전 편지에 대해서도 이것저것 할 말이 많지만, 우선 이게 먼저인 것 같아서. 내가 종이꽃 만드는 재주는 없어서, 정원의 장미를 하나 슬쩍했지. 도착하자마자 보존 마법을 걸면 시들진 않을걸. 안타깝게도 너랑 다르게 난 아직 성년이 아니라, 미리 마법을 걸어두진 못했어. 그랬다면 파란색으로 색을 바꿔 보냈을 텐데.

크리스마스 선물도 잘 받았어. 드루블즈 풍선껌이라니, 소피아가 무척 좋아하더라. 나도 지금 네가 보내준 두꺼비 민트를 먹고 있어. 입가심할 필요성이 강하게 생겨서.
내가 큰이모의 재앙에 가까운 요리 실력에 관해선 몇 번 말했던 것 같은데, 이모가 이번에 파티 요리를 잔뜩 하셨거든. 난 그렇게 질긴 칠면조는 처음 먹어봐. 게다가 손은 또 조금 큰 게 아니라, 크리스마스 파티 이후로 며칠 동안 14명이 달려들어서 해치우는데도 아직 동나질 않았어. 비극이지. 이모부는 맛있다고 하시는데, 솔직히 그건 결혼 생활이 파국으로 치닫는 걸 막기 위한 거짓말에 불과해. 너도 알잖아, 내가 편식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야…. 단 것만 제외하자면.
그런 사소한 문제점을 제외하면, 더럼은 평소랑 같아. 활기 넘치고 왁자지껄해. 다른 말로 정신 사납고 요란하단 뜻이지. 나쁘단 소린 아니지만, 6학년쯤 되니 요즘은 여기보다 호그와트가 집 같이 느껴져. 졸업한 뒤엔 집에 적응하지 못할까 봐 걱정해야 할 판이야.

우리가 함께 노닥거리는 시간이 줄어든 건 사실이지만, 미안해할 것까진 없어. 어렸을 때 말했잖아. 나는 절대로 (잉크가 조금 번졌다.) 네게 섭섭해하지 않을 거라고. 게다가 100년까진 기다리기로 했지. 나중에 네가 사법부 장관이 되면 그 덕이나 볼 셈이라니까?
어떤 방식으로든 편지는 꾸준히 하고 있기도 하고. 나 요즘 글씨체가 나아졌단 평가를 듣고 있는데, 칭찬 좀 해줘. 어쩐지 네 글씨를 닮아가는 것 같기도 하다.

오래간만에 편지가 길어졌네. 호그와트에서 봐.
답장은 슈를 통해서 전해줘도 좋고, 아니면 내가 등교하고 찾으러 갈게.

늦었지만 해피 뉴이어, 미미.

P.S. 생일선물*은 사촌들이 같이 골라줬어. 마리아가 도움을 빌렸으면 크레딧 표시를 하라고 성화네.

 

*적색 벨벳 케이스에 담긴 하트컷 실버 목걸이.